"둔촌주공 재건축, 잔금대출 못받나요"

15억원 대출금지에 혼란스러운 실수요자
분양권, 잔금대출 기준 분양가 아닌 '시세'
"현금 부자만 집 사라는 얘기냐" 반발
  • 등록 2019-12-18 오전 6:00:00

    수정 2019-12-18 오전 8:30:38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정수영 황현규 기자] “둔촌주공 아파트 청약하려고 하는데, 입주 시점에 잔금 대출 못받나요?”

정부가 내놓은 12·16 고강도 부동산 규제대책으로 인해 아파트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등에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으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분양권 15억 넘어서면 잔금대출 못받는다

17일부터 시가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주상복합 포함)는 아예 대출을 못받게 된 가운데 이 기준이 ‘계약 여부’로 정해지면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도 대상에 포함될 소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16일 이전에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15억원이 넘어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가계약만 한 상태라면 대출을 못받는다는 얘기다.

분양권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다. 신규분양아파트는 17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하는 사업장부터 적용하기 때문에 분양가격이 15억원을 넘어서면 중도금대출뿐 아니라 잔금도 못받는다. 이미 계약이 끝난 상태의 분양권도 17일 이후 전매(거래)시에는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이 안된다.

문제는 분양가격이 15억원 이하라고 해도 입주 시점에 시세(감정평가액)가 15억원을 넘어서면 잔금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와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분양아파트 잔금대출의 기준은 분양가격이 아니라 시세가 된다. 보통 감정평가를 다시 해 시세를 책정하고, 여기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정해지다. 이 때 감정평가액이 15억원을 넘으면 대출을 못받을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총분양가 12억원짜리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A씨가 분양받았다면, 이 계약자는 집단대출인 중도금대출을 일단받을 수 없다. 현재도 9억원이 넘는 주택은 중도금대출보증이 안되기 때문이다. A씨는 중도금대출뿐 아니라 잔금대출도 못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 시세가 인근 기축 아파트와 비슷하게 15억원 넘게 올랐다면 대출 금지 조항에 걸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재건축 조합원 분양권이 거래돼 KB시세에 15억원 초과로 등록이 됐다면 같은 타입의 다른 아파트도 대출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남3구·마용성 재건축·재개발 대부분 해당

재건축 사업장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청약을 준비해온 예비청약자들은 허탈한 표정이다. 분양물량만 480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는 정부의 분양가규제 등으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지만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내년 4월 이전에 어떻게든 입주자모집공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8일 총회를 열어 일반분양가는 3.3㎥당 3550만원, 조합원 분양가는 2725만원으로 책정, 조만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만약 이 가격에 분양보증 승인이 난다면 총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1억원이 넘게 된다. 3년 후 입주 시점에 시세가 상승하면 1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상황으로 잔금대출을 못받을 가능성이 있다.

둔촌주공 아파트 청약을 준비해온 K씨는 “둔촌주공만 바라보고 가점을 67점이나 쌓았다”며 “3년 뒤에도 현재의 규제가 계속된다면 잔금을 낼 여력이 안될텐데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예비청약자 J씨도 “현금 준비 안되면 집을 사지 말라는 얘기냐”며 “현금 부자에게만 유리한 대책을 내놨다”고 반발했다.

둔촌주공만이 아니다. 서대문구와 마포구, 용산구 등에 분양예정인 재개발 아파트들도 총분양가는 10억원 안팎으로 예상되지만 입주 시점엔 시세가 많이 오르면 잔금대출을 못 받을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분양을 준비중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와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개포주공4단지 등은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서 계약금, 중도금, 잔금 대출이 모두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주택 거래시장은 대출이 아닌 현금부자들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대출규제로 일반 서민들은 서울에 있는 고가주택을 사기 더 힘들어졌지만, 자산가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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