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살야야 회사가 산다' 교촌 상장 흥행 배경

가맹점 수에서 밀리지만 내실있는 성장 거듭한 교촌
작년 가맹점 평균 매출 최고이지만 폐점률 최저
혁신 절실할 때 등판한 롯데 전문경영인 효과도
  • 등록 2020-11-16 오전 5:00:00

    수정 2020-11-16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치킨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가 상장에 흥행을 거둔 것은 철저하게 `가맹점`에 방점을 찍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맹점이 잘 돼야 회사가 잘된다`는 프랜차이즈사업 원칙을 철칙으로 삼은 게 주효한 것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이하 교촌)는 상장 이틀째를 맞은 지난 13일 2만9450원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5% 하락했다. 다만 장중에는 3만8950원까지 25% 급등하면서 투자자 관심이 컸다. 그래도 공모가(1만2300원) 대비 현재 주가는 139% 급등했다. 고평가 논란은 둘째치고, 교촌에 대한 시장 평가가 후한 것은 회사 성장성을 밝게 점치는 심리가 반영돼 있다.

`양보다 질`…느리지만 제대로

교촌이 그동안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추구해온 게 배경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교촌의 가맹점은 1157곳으로 전체 치킨프랜차이즈 가맹본부 가운데 3위다. 한해 신규로 늘어난 가맹점은 86곳으로 전체 10위다. 그러나 가맹점 한 곳당 평균 매출액으로 보면, 교촌은 6억5269만원으로 1위다. 가맹점을 신중히 늘리고, 일단 늘리면 타사보다 매출이 나은 편이라는 의미다. 문 닫은 가맹점도 앞도적으로 적어 돋보인다. 작년 폐점은(계약해지와 계약종료 합산) 2곳밖에 없었다. 가맹점수 1위 비비큐가 90곳, 2위 비에이치씨가 117곳 각각 폐점한 데 비춰 큰 차이가 난다.

가맹점 출점이 까다로운 게 주된 이유다. 교촌은 상권 해당 지역의 거주 인구가 1만7000~2만5000명 이상이어야 가맹점을 내어준다. 경쟁 A사가 5000세대 기준인 것보다 조건이 까다롭다. 교촌 관계자는 “자금과 의지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가맹점을 낼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돈이 되는 지역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열티(가맹수수료)가 없는 것도 영향을 준다. 그만큼이 가맹점 수익으로 돌아간다. 교촌치킨이 가맹점에서 거두는 수익은 원자료와 부자재를 팔아서 남기는 이윤이 대부분이다.

덩치만 불리면 내실이 없고, 이는 가맹점주 피해로 돌아간다는 게 회사 철학이다. 결국 회사 손해다. 모든 교촌 직원이 입사하고 직영점에서 석달 동안 근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채든 경력이든 예외없다. `일선 가맹점이 어떻게 돌아가는 줄 알아야 가맹점주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업할 수 있다`는 게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 고집이다.

교촌이 상장을 앞두고 제일 강조한 것도 `가맹점`이었다. 권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 상장 기자 간담회 영상 메시지에서 “사업 초기 가맹점 상담 계약하면서, 이 사람들 성공시켜야겠다고 다짐했던 걸 요즘 많이 생각한다”며 “앞으로 투자자와 함께 성장하면서 이익을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구원투수 소진세

소진세 회장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소 회장이 롯데에서 교촌치킨으로 합류한 것은 지난해 4월이다. 당시는 교촌에프앤비 상장이 손에 잡히지 않던 시절이었다. 2018년 초부터 추진했으나 악재가 겹쳐 속도가 나지 않았다. 창업주 친척인 회사 임원의 폭행·폭언 사건이 컸다. 불매운동까지 거론될 만큼 큰 악재였다. 상장 이후에도 이런 리스크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 회사 경영에 치명적인 불안 요소였다. 시장은 교촌을 우려했다.

혁신이 필요했다. 권 전 회장이 물러났고, 빈 자리를 소 회장이 채웠다. 롯데그룹 사장 출신 전문 경영인은 상징적이었다. 그동안 회사를 움직인 게 사람(오너)이었다면, 앞으로 조직력으로 나아가리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고자 했다. 권 전 회장과 소 회장이 같은 중학교를 나온 게 영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회사 확장성을 제시하기에도 소 회장이 제격이었다. 교촌이 투자자를 끌어모으려면 신성장 동력을 제시해야 했다. 그래서 나온 게 해외 진출 청사진이다. 소 회장은 IPO 간담회에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조만간 중동과 대만에 나아갈 예정”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성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교촌 가치 높여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 롯데 출신 전문경영인 입에서 나온 말이라서 무게감이 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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