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드론레이싱이 실패인 세 가지 이유

레이싱드론 크기 작아 관객석에서 식별 안돼
경기 운영 시간 1분으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 불가능
드론업계, 레이싱드론 단기적인 돈벌이 수단으로만 봐
  • 등록 2016-09-12 오전 6:00:00

    수정 2016-09-12 오후 1:50:40

지난 7월2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D1 그랑프리’. 총상금 1억원이 걸린 큰 규모의 레이싱드론 대회였지만 집객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 드론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관객석은 텅 비어있다. 사진=드로젠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레이싱드론이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를 못하네요. 레이싱드론을 하는 사람만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머무르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부산에서 열린 ‘드론쇼코리아’를 기획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애당초 기대했던 것처럼 레이싱드론이 집객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사람들의 관심 밖에 머물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드론쇼코리아뿐 아니라 이제까지 열린 레이싱드론 대회를 보면 ‘실패’에 가까웠다는 게 총평이다. 지난 7월24일 상금 1억원을 걸고 열린 ‘D-1 그랑프리’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걸고 언론 홍보에도 적극 나섰지만, 행사 관계자의 가족 등이 몇몇 관객석에 보일 뿐 휑한 분위기에서 대회가 마무리됐다. 5월 고척돔에서 열린 ‘드론레이싱 왕중왕전’, 최근 춘천국제레저대회에서 열린 레이싱드론 대회도 마찬가지로 흥행에는 실패했다.

레이싱드론 대회가 실패하는 이유는 관객이 즐길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레이싱드론 자체가 관객석에서 보이지 않는다. 레이싱드론의 크기는 커 봤자 가로세로 50cm로 신문을 반으로 접은 크기에 불과하다. 10m 떨어진 관객석에서 시속 100km의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물체를 식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레이싱드론을 운용하는 선수들은 FPV(1인칭 시점) 고글을 착용했기 때문에 직접 하늘을 날으며 레이싱을 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겠지만 관객들은 그저 넓은 운동장에 뭐가 돌아 다니나 눈에 힘을 주고 봐야하는 상황이다. 전광판에 선수가 보고 있는 1인칭 시점이 나오지만 끊김이 심할 뿐더러 정신없이 움직이는 화면에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관객도 있다.

두 번째는 소리다. 자동차 레이싱 경기에서 들리는 천둥과 같은 엔진 소리는 경기의 박진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레이싱드론은 크기가 작고 모터로 구동되기 때문에 심장을 뛰게 할만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데다 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그저 운동장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경기 시간이다. 레이싱드론은 배터리 문제로 한번 경기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1분 내외에 불과하다. 경기를 시작했다 싶었는데 바로 종료가 되는 것이다. 서로 추월하고 역전을 하는 멋진 그림이 나오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레이싱드론을 즐기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강희동 레이싱드론협회장은 “가장 먼저 해결할 점은 레이싱드론 크기를 키우는 일”이라며 “관객석에서 식별될 정도의 레이싱드론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LED(발광다이오드)를 설치해 화려함을 더할 계획이며, 우렁찬 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업체들은 레이싱 드론을 단기적인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고 문제점 해결에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레이싱드론이 투자를 받기 위한 홍보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레이싱드론은 드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는 분야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사람들 관심 밖으로 밀려 조만간 사라질 지 모른다. 업계는 레이싱드론 문화 전체를 고려한 드론을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와 대기업에서 레이싱드론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지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드론업계가 지금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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