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어떻게 변하고 있나…'한은 역할론' 부상

금통위원 "한은 잠재성장률 공개빈도 높여야"
추정 쉽지는 않지만…경기판단 기준으로 중요
"한은, 잠재성장률 추정 더 적극적 역할해야"
  • 등록 2016-11-04 오전 6:11:30

    수정 2016-11-04 오전 7:38:3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잠재성장률은 참 알쏭달쏭 애매모호한 개념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부가가치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그러니까 기초체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불가능의 영역에 가깝다.

그럼에도 잠재성장률 추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잠재성장률을 파악해야 현재의 경기 상태가 과열인지 침체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당국이 가진 재정·통화정책의 효과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갑작스런 저성장기 때 잠재성장률 연구는 더 중요하다. 기초체력은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고성장기 향수에 젖어 낮은 경제성장률을 접하면, 각 경제주체의 심리는 나빠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저성장 논란에 사회 전체가 휘말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와중에 주무기관인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들이 잠재성장률의 적극적인 공개를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금통위원 “한은 잠재성장률 공개빈도 높여야”

4일 한국은행의 10월 금통위 본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A 금통위원은 “최근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의 공개 방법을 바꾸고 공개 빈도를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잠재성장률이 사후적으로 확인되는 지표가 아닌데다 추정 방법이나 시기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기 때문에 잦은 발표가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잠재성장률 추정 결과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국민들에게 추정상 한계와 함께 방향성이나 변화 폭 정도는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잠재성장률은 한은이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공식 통계는 아니다. 추정 방법에 따라 오차가 클 수 있어서다. 잠재성장률은 본질적으로 관측되지 않는 속성이 있다. 그런 만큼 한은도 공개를 조심스러워하는 측면이 있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3.0~3.2% 수준의 추정치를 발표했는데, 이는 2013년 4월 이후 2년8개월 만이었다.

다만 경제계 일각에서는 “굼뜨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최근 두드러지는 구조적 변화상을 한은이 파악하고, 이를 각 경제주체에 자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원의 지적도 이와 맥이 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B 금통위원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통화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한은의 추정 결과는 외부와 괴리가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 “정확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개략적인 수준 정도는 그때그때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C 금통위원 역시 “국민들에게 잠재성장률 하락을 충분히 알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한은과 외부의 시각차를 좁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 민간 연구기관들의 추정치는 한은과 차이가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현재 잠재성장률 수준을 2.5%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2.7%), 국회예산정책처(2.9%) 등의 추정치는 2%대다.

금융권 한 인사는 “민간 기관들의 연구 인력은 한은과 비교해 훨씬 부족하다”면서 “민간만 잠재성장률을 자주 발표하면 이 수치가 정설처럼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잠재성장률 추정 더 적극적 역할해야”

경제계에서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던진 중장기 화두도 잠재성장률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출산 고령화가 대표적이다. 이는 잠재성장률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노동생산성과 직결된다. 이 총재는 최근 “한은 경제연구원을 중심으로 저출산 고령화를 연구중”이라면서 “내년 1∼2분기 중 그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구조개혁도 마찬가지다. 사회·경제적 구조개선 노력은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핵심이다. 이 총재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경제논리에 따라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이런 거대담론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이를 아우르는 잠재성장률 추정치도 더 적극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인 경제 상황을 파악하고 각 경제주체의 판단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잠재성장률 지표에 쉽게 접근했으면 한다”면서 “한은이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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