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쉼터 소장, 생전 글 "윤미향 큰 힘...남겨진 맘 무거워"

  • 등록 2020-06-08 오전 7:34:58

    수정 2020-06-08 오전 7:34:58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소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이 생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며 쓴 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윤미향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마포 쉼터 소장 A(60)씨는 2000년대 초반부터 위안부 운동에 동참해 15년간 피해자 곁에 선 인물이다.

7일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지난 3월 31일에 작성된 윤 의원과의 인연을 돌아보는 글이 게재돼 있다.

글에서 A씨는 윤 의원에 대해 “그녀 윤미향을 만난 건 2004년 5월. 쉼터에 기거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다”면서 “할머니들의 트라우마는 만만치 않아 3개월 사이에 몇 번의 사표를 내고 마지막 그 해 8월이었던가. 그녀의 눈물을 보고 다시는 사표 이야기하지 않을게요”라고 했다고 썼다.

또 “그리고 지금까지 동지처럼, 친구처럼 함께 웃으며 지내오는 동안 그녀는 어느새 흰 머리가 늘어났다”면서 “우리는 그 동안 그녀에 대해 얼마나 배려하며 살았을까”라고 물었다.

이어 “대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연히 하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까?”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아니 세계를 다니면서 때로는 아픈 몸을 이끌었지만 대표니까 당연히... 하고 그냥 지나쳐버린 건 아닐까. 지금 생각하니 너무나 많은 일들을 그녀는 웃으며 했기에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라고도 했다.

A씨는 윤 의원에 대해 “그녀는 남에게 베푸는 것을 아주 좋아해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기부를 했다”고 돌아봤다. “쉼터에 급한 일이 생기면 새벽에도 전화를 하기에 그녀의 머리맡에는 24시간 전화기가 떨어질 줄을 몰랐다”고도 했다.

또 윤 의원의 정계 진출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큰마음이었는지 이제는 깨닫는다”며 “갑자기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간다는 얘기에 축하하고 힘을 줘야 하는데 괜스레 남겨진 마음이 무겁다”고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떠나야 하기에 기쁨으로 보내야만 하고, 그러는 내게 김복동 할머니의 영정 사진이 아주 활짝 웃으며 ‘보내주어야지’ 하신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지난 6일 지인의 신고로 경기 파주 소재 자택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사망에 대한 타살 혐의점은 적다고 보고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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