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에 불확실성 고조…기업들, 내년 사업계획 찢어버렸다

원-달러 1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 수천억 감소
환 헤지 대응력 약한 중소기업은 초비상
  • 등록 2020-11-16 오전 5:00:00

    수정 2020-11-16 오전 5:00:00

[이데일리 피용익 강경래 김경은 기자]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A사는 최근 2021년도 사업계획 전면 수정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중순 사업계획 초안을 짜면서 내년 원-달러 환율을 평균 1130원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지속되는 환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자 전망치를 1120원으로 수정했다. 환율 전망치를 낮추면서 영업이익 목표치도 함께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B사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반면, 이익은 20% 감소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원화 절상으로 인해 해외에 물건을 많이 팔아도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 탓이다.

수출 증가 소식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던 산업계가 다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대기업 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15.6원에 마감했다. 한 달 전에 비해 30원, 9월초에 비해서는 75원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삼성전자(005930), 현대자동차(005380)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는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출물가지수(잠정치)는 92.51로 한 달 전보다 2.6%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 폭은 2018년 12월(-2.8%)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대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D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는 각각 8.5%, 5.6% 내렸다.

원화 절상이 지속되면 자동차, 전자 등 한국 주요 수출업종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하락은 직접적인 수익성 약화는 물론 딜러 인센티브, 광고 등 판촉 활동도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비해 환헤지 대응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초비상이다. 한 중소기업 임원은 “미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쓸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약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환율 하락 기조가 지속할 경우 실질 원화 수입이 줄어 중장기적인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했다.

산업계에서는 외환 당국의 안정적인 환율 관리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수출이 가까스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속한 환율 하락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미국이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가 강세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기업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어 환율이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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