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만 도와줬어도'...현대중공업 분할상장 스타트 절반 성공

  • 등록 2017-05-11 오전 6:00:00

    수정 2017-05-11 오전 6:00:00

지난 2월 23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한 현대중공업 노조가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해 넘긴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며 사내 집회를 갖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달 분할한 현대중공업그룹 4개사가 성공적으로 재상장했다. 각 사업분야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됐던 이번 분할은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분할 관련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임금·단체협약 협상(임단협) 등 부담스러운 과제도 남겼다.

앞서 현대중공업(009540)은 지난달 3일부로 회사를 현대중공업(존속법인), 현대로보틱스(로봇),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등 4개 회사로 분할했다. 이번 분할 결정은 기존 조선업에 묶여 다른 사업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최근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시장환경이 나쁘지 않았던 건설장비, 전기전자 사업까지 연구개발(R&D)에 제한이 걸리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분할 결정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당장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분할 직후 영국 국영기업인 내셔널그리드와 총 500억원 규모의 변압기 ‘독점’ 장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또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러시아에서 총 230억원 규모 초대형 굴착기 36대를 수주했다.

기업가치 역시 재상장 첫날부터 빠르게 상승했다. 분할준비로 거래가 중단된 지난 3월30일 당시 현대중공업 종가는 16만5000원으로 시가총액이 12조5400억원 수준이었지만, 분할 후 4개사 시총은 이를 한참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4사 예상 합산 시총으로 유진투자증권은 16조5200억원, 메리츠증권은 19조9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종가 기준 시총으로 현대중공업은 10조2281억원, 현대로보틱스는 4조6958억원,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1조388억원, 현대건설기계는 8602억원을 기록했다.

분할에 이어 재상장까지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향후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분할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된 상황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 설립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다소 엇갈린 시선이 나오지만, 현재 현대중공업 체제에서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변화하는게 가장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현대오일뱅크 상장(IPO)과 관련해서는 이번 분할건과 관련해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 IPO효과는 현재 2조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13.4%)을 가져오면서 차입금 2조원도 함께 이관, 이미 IPO 수준의 자금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부담스러운 과제도 생겼다. 분할 과정에서 노동조합 측과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공교롭게도 재상장일인 이날은 지난해 5월10일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2016년 임단협이 해를 넘겨 1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일단 노사는 지난해 임금에 대한 인상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이에 더해 노조가 이번 분할마저 반대하고 나섰고, 분할에 따라 4개사의 올해 임단협을 각각 진행하자는 사측의 입장에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임단협의 내용뿐만 아니라 협상 주체 기준에 대한 입장차까지 복잡하게 꼬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현재 노조는 임단협 주체와 관련해 분할 회사에 소속된 조합원들을 지부 조합원으로 포함하는 내용의 규정을 개정, 분할한 4개사 임단협을 현 노조가 담당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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