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만이 살 길"…스벅제국에 대항하는 커피전문점

할리스, 카공족 집중공략…24시간 매장 늘려 성장 모색
커피빈, 매장 편의성 높이며 실적 개선
이디야·엔제리너스, 스타벅스보다 맛있는 커피를 더 저렴하게
  • 등록 2019-10-22 오전 6:15:00

    수정 2019-10-22 오전 6:15: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스타벅스보다 더 편하게, 스타벅스보다 더 실속 있게.’

한국 커피전문점 업계를 평정한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후발 경쟁 업체들이 넘어야할 서비스의 표준이 됐다. 스타벅스보다 더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매장 공간을 만들거나 스타벅스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값싸게 제공하는 식이다.

스타벅스보다 편리하게 “카공족을 공략하라”

자정이 넘은 시간 서울 광화문역(5호선) 인근 할리스 세종로점은 늦은 밤까지 공부를 하는 학생들의 성지가 됐다. 광화문 주변 할리스 매장은 24시간 영업을 한다. 스타벅스 매장이 문을 닫는 밤 11시 이후에도 매장 문을 열어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시험 기간이면 공부하는 학생들로 넘쳐난다”고 말했다.

24시간 영업하는 할리스 세종로점.(이데일리DB)
할리스 측도 스타벅스와의 차별화 포인트를 카공족으로 잡았다고 전했다. 할리스 관계자는 “1인 가족 확대 및 카페 이용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계층을 수용하기 위해 24시간점을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24시간 매장은 전체 564개중 63개다.

할리스는 일부 매장을 카공족 만을 위한 공간으로 특화했다. 종로본점과 홍대입구역점이 한 예다. 종로본점은 학원가 인근이란 점을 고려해 1인 좌석 특화매장으로 꾸몄다. 홍대입구역은 대학생들이 모여 공부하기 편하도록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커피 외 간식도 샌드위치, 베이커리류 등 간단하게 끼니를 대신할 수 있는 메뉴로 구성됐다.

할리스 종로본점 내부 모습. 카공족을 위한 1인 좌석 등이 구비돼 있다.(사진=김유성 기자)
할리스의 이런 노력은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스타벅스의 강세 속에 할리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9% 신장한 15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스타벅스를 제외한 주요 커피전문점 브랜드의 매출 성장률이 10% 미만이란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이다.

지난 9월20일 리뉴얼 오픈한 커피빈 고대안암역점 내부. 한결 푹신해진 쇼파와 카공족을 위한 콘센트 좌석이 눈에 띈다. (커피빈 제공)
해외 커피전문점 브랜드로 2000년대 스타벅스와 자웅을 겨뤘던 커피빈도 ‘스타벅스보다 편한 매장’으로 리뉴얼 중이다. 카공족이 이용하기 편하게 모든 매장에 무료 와이파이(WiFi)망을 구축하고 콘센트도 설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맛 이외 매장 편리성으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리뉴얼 오픈한 커피빈 고대안암역점은 푹신한 의자에 넓은 테이블, 콘센트를 갖추고 있었다. 작은 테이블에 딱딱한 질감의 의자를 매장 안에 구비했던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커피빈 관계자는 “2017년부터 매장 내 콘센트 설치를 꾸준히 했다”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매장에서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00년대 자웅을 겨뤘던 커피빈과 스타벅스 간 매출 격차.(자료 : 각사 감사보고서)
사실 커피빈은 2009년까지 20%대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스타벅스와 경쟁했다. 이후로도 10년간 20% 성장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성장가도를 달린 스타벅스와 달리 커피빈은 2010년 이후 성장률이 꺾였다. 2015년에는 5.1% 매출 감소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커피빈의 매출 증가율은 2017년 8%를 기록했다. 콘센트와 무료 와이파이 설치에 나서며 ‘스타벅스보다 편한 매장’으로 리뉴얼하기 시작하던 때와 맞아떨어진다.

스타벅스보다 저렴하게 “가성비를 높여라”

매장 수 국내 1위 이디야는 ‘스타벅스보다 싼 가격’을 창립 초기부터 유지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같은 맛의 원두를 최대한 합리적으로 공급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아메리카노는 잔당 3200원으로 스타벅스(4100원)와 비교해 30% 이상 저렴하다. 이디야는 카페라떼, 카페모카 등 일반적인 커피 메뉴 외 차(茶) 등도 제공한다. 스타벅스에서 접할 수 있는 음료를 보다 싸게 살 수 있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 여기는 손님들의 선호도를 확실히 고려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디야 여수DT점 모습.(이데일리DB)
엔제리너스는 커피 맛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엔제리너스는 지난해말부터 시음회를 1년간 진행했다. 그 결과 커피에 고소한 맛과 단맛이 더 강해졌다. 엔제리너스 운영사 롯데GRS는 커피 맛을 바꾼 후 매출이 더 늘었다고 전했다.

엔제리너스는 매장 인테리어도 개편하고 있다. 스타벅스보다 예쁜 매장에서 더 맛있는 커피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엔제리너스 리뉴얼 매장 외부.(롯데GRS 제공)
한편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에서 스타벅스와 그 밖의 커피전문점간 매출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1조52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5% 성장한 수치다. 스타벅스는 매출과 성장성 면에서 경쟁사들이 범접 못할 초격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주요 커피 전문점 브랜드 매출 현황과 증가율.(자료 : 각사 감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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