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들썩이는 집값]강남 간 명문고 따라 집값도 高高

70년대 사대문 안 명문고 강남 이전
80년대 서울 고교평준화 이후 입시서 두각
강남 아파트값 상승에 버팀목 역할
  • 등록 2019-10-29 오전 6:00:00

    수정 2019-10-29 오전 7:43:09

서울 강남 일대 전경, 70년대 강남으로 이주한 서울 사대문 안 명문고들이 8학군으로 지정되면서 80~90년대 대입에서 강남 8학군 내 고교들이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정부가 2025학년도 대입부터 정시 모집 확대를 예고하면서 ‘8학군 프리미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정시 확대는 강남 8학군에 있는 고등학교 입학 선호현상을 높여 인근 집값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학군이란 보통 강남구와 서초구에 밀집해 있는 명문 고등학교들을 말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집값도 올라 ‘8학군 프리미엄’이란 명칭이 붙었다.

강남 8학군제는 박정희 정권 때 나온 ‘강북억제 강남개발’ 정책이 배경이 됐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은 강북에 비해 도로와 주택, 상하수도 등 모든 면에서 주거 인프라가 부족했다. 압구정동과 서초동, 도곡동 일대는 소가 논과 밭을 갈던 농촌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니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이 한강 이남 강남 개발을 천명하면서 이주 유인책으로 내세운 게 바로 서울 강북에 있던 명문고 이전이었다. 그 결과 서울 사대문 안에 있던 경기·서울·휘문·숙명 등 명문고의 강남 이전이 본격화됐고 1980년 5공화국 정부가 거주지 중심의 ‘완전학군제’를 정착시키면서 강남 일대로 터를 옮긴 명문고들이 ‘8학군’ 학교로 묶였다.

명문고와 함께 강남 8학군 관내 고등학교들이 대입에 두각을 보이면서 ‘강남 8학군’은 선망의 대상이 됐다. ‘맹모삼천지교’를 불사하는 한국의 부모들에게 자녀의 대입은 최우선 순위였고 ‘강남 8학군’ 입성은 대입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보증수표였다. 실제로 서울과 부산 등 주요 지역의 고교 평준화가 마무리된 1986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자 순위에 8학군 고교들이 대거 등장했다. 당시 경기고에서 69명, 상문고에서 55명, 서울고와 휘문고에서 50명씩 서울대에 진학하며 8학군의 위상을 높였다.

강남뿐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조성된 분당·일산·부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이른 시일 내 정착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고교 비평준화 시절 분당 서현고와 일산 백석고, 부천 부천고 등은 입시 명문으로 이름을 떨쳤다.

8학군 고교들이 입시에서 성과를 올리면서 강남 8학군 일대 아파트들은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강남 개발로 도시인프라 및 주거환경 개선과 맞물려 8학군 내 강남 지역 아파트 불패행진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초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강남구의 아파트 가격은 3.3㎡당 평균 6225만원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쌌으며 이어 서초구가 536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강남일대 아파트 가격이 입시 변화에 따른 8학군 고교 선호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이미 교육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강남 집값에 큰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 10여년 간 대입에서 강남 8학군 고교보다 특목고와 자사고 등이 더 앞서나가면서 강남 8학군 고교 입학 선호는 줄었음에도 대신 특목고와 자사고 입시를 위한 강남 이주 수요가 강남 집값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역시 지난 7월 자사고 폐지 발표 당시 “현재 일반고에 지원할 때 학군과 무관하게 지원하는 방식과 거주지 중심 지원 방식을 함께 활용해 주소지를 옮기지 않아도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며 대학 입시에서 수시, 학종 등 다양한 방식과 고교 내신의 상대평가를 고려했을 때 경쟁이 치열한 학교(8학군 내 고교)에 들어가려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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