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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학군이란 보통 강남구와 서초구에 밀집해 있는 명문 고등학교들을 말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집값도 올라 ‘8학군 프리미엄’이란 명칭이 붙었다.
강남 8학군제는 박정희 정권 때 나온 ‘강북억제 강남개발’ 정책이 배경이 됐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은 강북에 비해 도로와 주택, 상하수도 등 모든 면에서 주거 인프라가 부족했다. 압구정동과 서초동, 도곡동 일대는 소가 논과 밭을 갈던 농촌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니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이 한강 이남 강남 개발을 천명하면서 이주 유인책으로 내세운 게 바로 서울 강북에 있던 명문고 이전이었다. 그 결과 서울 사대문 안에 있던 경기·서울·휘문·숙명 등 명문고의 강남 이전이 본격화됐고 1980년 5공화국 정부가 거주지 중심의 ‘완전학군제’를 정착시키면서 강남 일대로 터를 옮긴 명문고들이 ‘8학군’ 학교로 묶였다.
강남뿐이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조성된 분당·일산·부천 등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이른 시일 내 정착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고교 비평준화 시절 분당 서현고와 일산 백석고, 부천 부천고 등은 입시 명문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정시 확대가 이미 교육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강남 집값에 큰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 10여년 간 대입에서 강남 8학군 고교보다 특목고와 자사고 등이 더 앞서나가면서 강남 8학군 고교 입학 선호는 줄었음에도 대신 특목고와 자사고 입시를 위한 강남 이주 수요가 강남 집값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역시 지난 7월 자사고 폐지 발표 당시 “현재 일반고에 지원할 때 학군과 무관하게 지원하는 방식과 거주지 중심 지원 방식을 함께 활용해 주소지를 옮기지 않아도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며 대학 입시에서 수시, 학종 등 다양한 방식과 고교 내신의 상대평가를 고려했을 때 경쟁이 치열한 학교(8학군 내 고교)에 들어가려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