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리비아식 해법'은 잘못…김정은, 엮이기 싫어했다"

볼턴 경질 배경으로 강경 對北정책 꼽은 셈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서 '유연한 해법' 나올 가능성
북한엔 "정말 믿을 수 없는 잠재력 가졌다"
  • 등록 2019-09-12 오전 6:15:47

    수정 2019-09-12 오전 9:02:07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존 볼턴(오른쪽)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경질 배경과 관련, “그(볼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언급한 건 매우 큰 잘못”이라며 “김정은은 볼턴과 엮이고 싶지 않아 했다”고 밝혔다. ‘슈퍼 매파’로 불렸던 볼턴의 대북(對北) 강경책이 경질 사유 중 하나라는 얘기다. 특히 볼턴이 주창해온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의 ‘리비아식’ 해법이 잘못됐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언급이어서 이미 이달 말 ‘대화 재개’ 의향을 비춘 북한과의 향후 비핵화 실무협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볼턴의 언급은 좋지 않았다. 우리가 (협상에서) 차질을 빚게 했다”며 이처럼 말했다. 2003년 3월 리비아의 최고지도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미국과의 협상을 토대로 비핵화를 이행했으나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났고 이후 은신 도중 사살된 바 있다.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드러내 왔던 배경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로 인해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며 “그(볼턴)는 북한과 협상하면서 그것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했다. 즉, 비핵화 협상의 교착이 볼턴의 강경노선 때문이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인 셈이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이달 말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향후 협상에서 다소 유연한 비핵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북한은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잠재력 있는) 사람들을 갖고 있다. 나는 북한이 정말로 진실로 믿을 수 없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북한의 지리적·경제적 잠재력을 부각했다. 이어 “그들(북한)이 거기(비핵화)에 가길 원한다고 생각한다. 지켜보겠다. 내 말은 아마 그들이 (비핵화를) 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나는 북한이 엄청난 뭔가가 일어나는 것을 보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경질의 또 다른 사유에 대해 “그는 행정부 내 사람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며 “그것은 내가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대신할 적임자 5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 정치권에선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폭스뉴스 논평가로 활약해온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 리키 와델 전 NSC 부보좌관 등이 주로 거론된다. 브라이언 훅 이란특별대표와 키스 켈로그 부통령 NSC 보좌관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만약 비건 대표가 발탁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을 도맡을 후임 대북특별대표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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