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 성장 신호탄, 결정핵 탄생 순간 세계 첫 관찰

IBS 등 연구팀, 고체 재료 형성 근본 원리 규명
  • 등록 2021-01-29 오전 4:00:00

    수정 2021-01-29 오전 4: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외 연구팀이 물질 성장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결정핵의 탄생 순간을 세계에서 처음 관찰했다. 원자가 모여 물질을 형성하려면 ‘핵생성’이라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핵생성 원리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를 실험으로 관찰한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박정원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이원철 한양대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교수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연구팀과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했다고 29일 밝혔다.

금 나노결정의 탄생순간을 촬영한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 영상.(자료=기초과학연구원)
원자가 모여 결정을 처음 이루는 핵생성 과정은 지난 1800년대 후반부터 이론적으로 연구된 중요한 과학 현상이다. 원자 크기가 수 옹스트롬 수준으로 작고, 밀리초 단위로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기술로 핵생성 과정을 관찰하기 어려웠다. 핵생성 원리를 설명하는 여러 이론이 나왔지만, 실험으로 증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원자 한 개 두께의 얇은 그래핀 막 위에 전자빔을 받으면 금 원자를 방출하는 나노 물질을 합성했다. 이후 합성된 시편을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보유한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금 결정의 형성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투과전자현미경의 전자빔을 받고 방출된 금 원자는 그래픽 박막 위에서 뭉쳐 나노결정을 형성한다. 관찰 결과, 안정적인 결정핵이 탄생할 때까지 원자들이 무질서하게 뭉친 덩어리 구조(비결정상)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 구조(결정상)라는 가역적인 두 상태를 반복했다. 이후 결정핵 크기가 성장하면서 가역적인 반응은 비가역적으로 변했다. 결정핵이 처음부터 규칙적으로 정렬된 결정상으로 성장한다는 기존 핵생성이론과 상반된 결과다.

연구팀은 결정핵 크기가 성장하면서 점점 결정상 상태로 머무르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지름이 약 1nm일 때는 10%의 확률로 결정상 상태를 가졌지만, 지름이 약 2nm를 넘어가면 90% 이상의 확률로 결정상으로 존재했다.

이 밖에 결정핵이 결정상으로 머무르는 시간이 길수록 더 큰 크기의 나노결정이 형성되는 것도 확인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핵생성 과정의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실험으로 검증했다”며 “핵생성에 관한 새로운 열역학적 이론을 제시했다는 학문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29일 새벽 4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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