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증권가에서는 D증권의 연봉삭감 소식이 흘러나왔다. 인사고과에서 C등급을 받으면 월급이 120만원으로 줄어든다는 얘기였다. 한술 더 떠서 부장급의 경우 연봉이 2800만원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D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오히려 좋아졌는데 임금이 깎인다는 소문이 돌아서 당혹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임금삭감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S증권사도 평균 연봉 10% 삭감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이 또한 사실무근이었다. 증권맨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살얼음을 걷는 심정이다.
때로는 실적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권맨들을 사지로 몰아넣기도 한다. 올 초 D증권사 직원은 실적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세전 월급의 1.2배에 해당하는 성과를 5개월 연속 내지 못하면 부진직원으로 분류하는 등 실적 압박이 상당했던 탓이다.
H증권사의 한 직원은 말대꾸를 한다는 이유로 술자리에서 맥주잔을 집어던져 후배 직원을 실명케 했다. K증권사의 한 지방지점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다. 회식자리에서 언쟁을 벌이던 지점장이 후배 직원을 폭행하고 심지어 깨진 유리잔으로 목을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과도한 업무 부담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우발적인 폭력사건으로 이어졌다.
한 증권사 직원은 “증권사는 원래 영업 압박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최근엔 도를 넘어설 정도”라며 “노동 강도보다 정신적 피로감이 더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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