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공습'…위기의 한국관광

방일 외국인 30% 늘 동안 방한은 16% 그쳐
소비세면제·비자완화…日로 가는 관광객
규제완화·관광인프라 확충 등
일본정부 적극지원 나서
  • 등록 2015-05-01 오전 6:43:00

    수정 2015-05-01 오전 8:12:30

중국인관광객(이하 요우커)이 한국을 방문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612만명의 요우커가 한국을 방문했으나 엔저효과·소비세면제·비자완화 등에 따라 요우커의 일본행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엔저가 한국 관광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청(JNTO)은 올해 1분기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수가 413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대비 43.7%가 증가한 수치. 이 추세라면 올 한 해 일본의 외국인관광객은 1500만명 달성을 넘어 1700만명 돌파까지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관광산업의 성장배경은 역시 엔저 효과다.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엔화가치는 현재까지 40%가량 하락했다. 원엔 환율은 2012년 12월 1200원에서 2013년 1100~1200원선, 지난해 상반기 1000원대에 이어 후반기 900원대로 하락했다. 현재는 약 900원선. 비용부담이 줄어들자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2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836만명이었으나 2013년에는 1036만명, 지난해에는 1341만명에 달하는 등 매년 30%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

여파는 고스란히 한국 관광시장에 전해졌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217만명으로, 2012년 1114만명보다 9.2%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1420만명에 그쳤다. 일본의 성장세가 한국을 앞선 것이다.

최근 5개월간 한·일 양국의 관광객 유치 실적을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지난해 11월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116만명(방한 111만명), 12월에는 123만명(방한 108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더욱 차이가 난다.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413만명인 데 비해 한국은 320만명에 불과했다. 일본은 5개월 연속 외국인 관광객 유치경쟁에서 한국을 넘어서고 있는 셈이다.

▲한·일 관광객 교류에도 적신호

엔저 효과는 한·일 관광객 교류에서도 심각한 불균형을 만들고 있다. 일본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94만 79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50만 1151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7% 감소했다. 엔화 가치 하락에 따라 방한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상대적으로 지갑이 두둑해진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2월 일본을 찾은 요우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99.2%)로 늘었다. 특히 지난 2월 중국 춘절 연휴기간에 일본을 방문한 요우커는 45만명으로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요우커 12만명의 4배에 달했다. 또한 지난 3월 방일 요우커는 33만명으로 대만(27만명), 한국(26만명) 관광객을 누르고 방일 외국인 관광객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83%가 늘어난 것으로 한국(39%)이나 대만(33%) 증가세를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반면 방한 요우커의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는 51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42만 3000명보다 12%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3년 432만명(전년 대비 52.5% 증가), 지난해 612만명(전년 대비 41.6%)에 달했던 성장세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요우커.


▲일본의 규제 완화도 관광성장 요인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일본 관광산업의 부활에 이끌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방일 외국인 여행객 2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관광객 유치 태세를 꾸준히 갖춰왔다. 엔저 효과와 함께 각종 규제를 완화해 관광산업을 되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지난해 10월부터 소비세(8%) 면제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엔화 가치 하락의 바람을 타고 가격경쟁력이 대폭 강화된 셈이다.

비자발급 완화도 한몫을 했다. 일본은 지난 19일부터 개인관광(FIT)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상당한 고소득자와 그 가족’에게 최대 3년이던 복수비자 유효기간을 5년(1회 체류기간 90일)으로 늘렸다. 또한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거나 발급요건을 완화해왔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관광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일본정부관광국이 요우커를 대상으로 ‘다시 일본에 오고 싶은가’를 물어본 결과 ‘다시 오고 싶다’는 응답이 90%에 달했다. 이에 비해 요우커의 한국 재방문율은 30% 수준이다.

유진 일본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과장은 “일본은 이미 선진국형 관광 인프라와 인지도를 갖춰 관광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이것이 한국 관광산업과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박광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은 “한국이 요우커를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가이드 등 인프라 개선과 확충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질적 성장을 통한 체질개선을 위해 정부의 체계적인 행정적·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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