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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영상에서 “지금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분들은 인간이 어떻게 늙어서 어떻게 죽어가는지 잘 모르는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통계와 우리나라를 비교하고 “의대 증원이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년에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의사가 아닌 간병인”이라며 “의사가 많으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될 뿐”이라고 밝혔다.
A씨의 발언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직업 윤리에 반하는 반하는 발언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삶에 대한 결정은 환자 본인이 하는 것이지 왜 의사가 결정하나”, “아픈걸 고쳐서 더 나은 삶을 이어가는 건데 그럼 의사가 필요 없는 거 아니냐”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자신의 소속을 의사라고 인증한 네티즌이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이 이용자는 “원래 죽을병 걸려서 죽는 건 노화처럼 자연의 이치 아니냐”라며 “죽을병 걸려서 죽을 운명인 사람 살려주면 고마운 거지 죽을 운명인 사람 안 살려주면 살인인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곧 의료 공백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른 실질적인 피해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엔 80대 여성 A씨가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지만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고 53분 만에야 겨우 대전의 한 대학병원(3차 의료기관)에 도착했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는 일이 있었다.
또 호흡곤란을 겪던 한 살 남아가 3시간 가량이나 병원을 헤매다 65km 떨어진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사례도 있었던 것.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 1만 34명(80.5%)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가 처리되지 상태에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9006명(72.3%) 가량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부터 보건의료기본법에 의거해 전국 종합병원과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를 대상으로 ‘진료지원 인력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며 “업무 범위는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상 전담 간호사, 수술실 간호사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하는 PA 간호사가 약물 처방 및 검사, 수술 등 전공의가 주로 해왔던 업무 전반에 투입될 예정이다.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의사들은 PA 간호사 제도화에 대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왔던 가운데 간호사들도 일을 맡게 된다 해도 소송 위험이 있어 소극적인 대처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결국 책임은 의사가 져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