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방배동에서 만난 서지선(34) 제이엔터프라이즈 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웃었다. 그녀는 대학에선 경영학을 전공했다. 첫 직장은 투자회사 세무팀이었다. 창업과는 거리가 멀었다.
|
친구들과의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얻은 건 더는 각자의 회사로 가져가지 않았다. 그걸 풀어내는 업체를 찾아가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즐기며 한 일은 그녀의 두 번째 일이 됐다.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이 한창 인기 있을 때는 하트 대신 브랜드 햄버거 빅맥을 보내주면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맥도날드에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을 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애니팡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결국 실현하지 못했어요.”
산소흡수제는 철이 포장재 내의 산소를 흡수해 산화(녹이 스는 것)되면서 산소를 제거하는 원리다. 한번 뚜껑을 열면 산소와 만나 쉽게 맛이 변하는 와인에 적용하면 ‘딱이다!’ 싶었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묵 포장에 들어가는 산소흡수제는 산소 흡수에 2~3일이 걸려요. 하지만 와인은 2~3일이면 상해 와인에 필요한 산소흡수제를 따로 개발해야 했어요.”
기술도 전문 지식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용기가 있었다. “이분야 최고 전문가를 찾다가 박현진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를 찾아가 아이디어를 설명했어요. 그리고 고대와 산학협력으로 와인 전용 산소흡수패치를 만들게 됐죠.”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은 1만~3만원대 저가와인이다. 그녀도 이점에 주목했다. “이 시장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 가격은 1000원 미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일회용으로 만들어서 한 번 브랜딩 해두면 지속적으로 팔릴 수 있도록 했죠.”
|
이같은 기술은 수상으로 이어졌다. 2012년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선 대상을, 그해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들만 나가는 전국 창업경대회에서는 은상을 받았다. “제조업의 경우 제품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려 그 기간에 의기소침해질 수 있어요. 그런데 대회를 통해 ‘제 아이템이 성공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게 됐지요.”
“투자를 받으면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낼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이윤 내기에 급급해질까 봐 될 수 있으면 투자를 받지 않으려고요. 앞으로의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배울 게 많을 거로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그때도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