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3]지방권력 거머쥔 與..구도·이슈에서 '압승' 거둬

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압승
보수텃밭 부산·경남·강남3구서 '쾌거'
침울한 野..TK 제외 지방권력 넘겨
與, 남북문제로 이슈 주도..野, 분열로 구도 불리
  • 등록 2018-06-14 오전 6:00:00

    수정 2018-06-14 오전 6:48:41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3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민주당의 압승을 예측하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이변없는 압승을 거뒀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차지해 온 만큼 어느정도 예견된 승리다. 야권은 ‘바닥 민심은 여론조사와 다르다’며 역전을 자신했지만 결국 TK를 제외한 지방권력을 내주고 말았다.

여당의 승리는 남북 대화국면이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데다 야권이 자체 분열하며 표가 분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집권 1년차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대화 성공한 ‘문재인의 힘’..선거 완승 이끌어

민주당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14곳을 석권했다. 기초단체장 역시 226곳 중 149곳도 당선권에 들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이 기초단체장 선거 230곳 가운데 155곳에서 승리했던 최다 승리 기록에 근접한 대승이다.

일단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완승했다. 박원순(서울시장)·이재명(경기지사)·박남춘(인천시장) 후보가 나란히 한국당 소속 후보를 여유롭게 제쳤다. 당초 접전지로 분류되며 주목받던 PK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울산을 제외한 부산·경남지역에서 모두 이겼다.

승리의 원동력은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지지도에서 비롯됐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을 출발점으로 한 남북 대화국면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추진한다는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회담 직후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80%까지 치솟았다. 대화국면은 지난달 26일 열린 2차 남북회담,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며 기존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부동층 표심까지 결집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야당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TK(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완패했다. 당초 목표였던 ‘6석+알파’에서 한참 못미치는 결과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선거 직전까지 ‘4곳 우세·3곳 경합 우세’로 분류하며 목표 달성을 자신한 바 있다. 그러나 경북지사·대구시장 만 겨우 건지면서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야권의 정계개편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이 승리를 자신했던 PK지역의 패배로 당 지도부는 패닉에 빠졌다.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던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 등돌린 민심을 확인했다. 지난 대선까지만 하더라도 경남은 한국당에 37%의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와 현역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마저 민주당 소속 후보에게 석패했다. 한국당은 ‘가파르게 역전하고 있다’며 선전을 자신했으나 결국 민심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마찬가지로 ‘보수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3구(강남·송파·서초)에서도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현역 조은희 후보만 서초구청장에 당선되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당, 구도·이슈에서 밀려..네거티브 했지만 역부족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나머지 야당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야권 대표선수’를 자임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19.5%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안 후보가 획득한 서울지역 지지도(22.7%)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치명타’로 평가된다. 당시 안 후보는 ‘중도보수’ 프레임을 활용해 홍준표 한국당 대선후보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같은 전략으로 보수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으나 1년 새 지지층의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

민주평화당은 호남 지역 광역단체장을 얻는 데 실패했다. 민주당 후보에 밀려 큰 표차로 패배했다. 다만 전남에서 4곳, 전북에서 2곳의 기초단체장을 건지며 겨우 체면을 지켰다. 모든 당력을 호남에 쏟아부으며 ‘올인’했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높은 국정지지도에 힘입은 정부·여당의 지지세를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야당은 선거기간 내내 고전했다. 정치권에서 선거의 3대 주요 변수로 ‘구도·이슈·인물’을 꼽는데 야당은 이슈부터 줄곧 밀렸다.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남북 대화국면에 밀려 지방선거 이슈를 선점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대화국면을 ‘위장평화쇼’로 깎아내리며 보수 결집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선거 후반부 들어 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등 경제 실정을 부각하려 애썼으나 남북이슈의 파급력을 넘어서진 못했다. 구도도 불리했다. 야권이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으로 나뉘어 힘을 모으지 못했다.

야권은 그나마 ‘인물론’을 내세우며 네거티브 전략이 집중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한국당은 이재명 후보의 과거 ‘욕설파일’을 당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는 이 후보의 형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며 약점을 파고들었으나 이 후보의 높은 지지도를 끌어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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