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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이어 클라리다.에반스도 ‘금리인하’ 시사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 경제전망의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파월 의장의 가장 최근 발언인 지난 2일 공개된 CBS 방송 ‘더 식스티미니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는 좋은 지점에 있고 경제전망도 양호하다”며 ‘금리인하론’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한 것과 비교하면 기조가 확 바뀐 셈이다.
구체적으로 파월 의장은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리 시대의 눈에 띄는 통화정책 도전 과제”라고 강조했고, 전방위적인 글로벌 무역전쟁을 비롯한 각종 경제이슈에 대해선 “이들 이슈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이번 달까지 10년 연속으로 120개월째 경기확장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에 따르면 미국의 기존 경기확장 기록은 1990년대 세워진 120개월이다. 다음 달이면 ‘최장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움직임에 불을 지핀 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다. 그는 전날(3일) 시카고 연설에서 “연준이 조만간 정책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말해, 올해 초 기준금리 동결 이후 연준 고위 관리로는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불러드 총재가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잘 알려진 인물이어서 그의 ‘언급’은 더욱 주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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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2.40포인트(2.06%) 급등한 2만5332.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58.82포인트(2.14%)와 194.10포인트(2.65%) 뛰어오른 2803.27과 7527.12에 장을 마감했다. 월가(街)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02%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잇달아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측했다. 이날 영국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9월 50bp(1bp=0.01%포인트), 12월 25bp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시했고, JP모간은 9월·12월에 각각 25bp의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봤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올해 금리 한 차례 인하 가능성은 97%에 육박했다. 두 차례 인하 기대도 82%가량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24.2%로 반영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경제학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예상보다 일찍 끝내더라도, 연준은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