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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 땅에서 여성은 물론이고 빈곤층이나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 난민, 성(性)소수자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인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나 난민 등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면 나아진 게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국내 최대 공익인권법재단인 공감 상임이사로 일하고 있는 황필규(50·사법연수원 34기) 변호사는 지난 22일 세계한인법률가회(IAKL) 총회가 열린 서울대 관악캠퍼스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황 변호사는 지난해말 대한변호사협회가 시상한 `제7회 변호사 공익대상`에서 개인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005년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부터 공감에 합류해 14년간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 온 황 변호사는 “한민족이라는 순혈주의는 굉장히 무섭고 폭력적인 표현일 수 있다”며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에 대해 배타적인 문화나 인식을 경계했다.
현재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해결을 위해서도 뛰고 있는 황 변호사는 “합리적인 주체들 간에 합리적 방식으로 갈등과 이해 충돌을 해소하기보다는 힘있는 쪽이 합법과 불법을 넘나들면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정부도 과학적 근거도 없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핑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황 변호사는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우연히 뛰어 들었지만 기왕에 시작했으니 어떻게든 결론을 봤으면 한다”며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피해자들의 인권을 무시해선 안되며 책임져야할 기업이나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