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내홍 겪던 '착한 택시조합' 결국 법원 회생절차

2015년 출범 한국택시협동조합 회생신청
사납금 대신 출자금 내고 수익 배분 구조
경영권 갈등에 조합원 이탈·임금체납까지
  • 등록 2020-12-16 오전 2:30:00

    수정 2020-12-16 오전 2:3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사납금 없는 착한 택시를 표방했던 쿱(Coop) 택시가 경영권 다툼 등 내홍으로 인한 경영 악화 끝에 법원을 찾아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하지만 갈등이 오래 이어지면서 조합 규모 자체가 쪼그라든 탓에 회생절차 이후에도 조합이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2015년 7월 14일 오전 서울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국택시협동조합 출범식’에서 택시기사들이 안전운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15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쿱 택시를 운영하는 한국택시협동조합은 지난달 법원을 찾아 간이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지난 4일 포괄적 금지명령 공고를 내렸으며 대표자 심문 등을 거쳐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간이회생은 채권액이 50억원 미만인 경우 일반 회생보다 신속하게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출범한 한국택시협동조합은 국내 최초의 택시협동조합으로 이름을 알렸다. 택시기사들이 십시일반 출자한 금액으로 법정관리 상태의 택시회사를 인수하면서 출발했다. 출자금을 내는 대신에 택시기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사납금을 없애고, 수익금을 조합원에 배당하는 구조여서 ‘착한 택시조합’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합은 지난 2017년부터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초대 이사장이었던 박계동 전 국회의원이 공금을 임의로 사용한다는 의혹 등 독단적으로 경영한다는 비판을 받아 결국 해임됐고 지난 2018년 새로운 경영진이 꾸려졌다.

하지만 이후에도 내분은 이어졌다. 새로운 경영진들 역시 회계 부정 등의 의혹을 받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올해 3월에는 급기야 조합원이 경영진 몸에 불을 질러 해당 경영진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이탈과 운행률 하락 등으로 경영난이 악화하면서 조합은 지난해부터는 조합원에게 임금조차 주지 못하는 임금체납 상태가 됐다. 1인당 2500만원의 출자금을 위해 은행 대출을 받은 일부 조합원의 경우엔 수익금 배당으로 충당하던 대출 이자조차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출범 당시 187명이던 조합원은 2018년 150명, 올해 초 90명 등 꾸준히 감소해 현재는 75여명에 불과하다. 법원 관계자는 “조합원 사이의 분열이나 대표권 분쟁 등 다툼으로 조합이 본래 해야 할 택시사업에 집중하지 못하면서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회생 절차를 신청했지만 조합이 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합원 수와 운행률이 급감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전반적인 택시업계 상황마저 긍정적이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휴업을 신고한 전국 택시는 총 1만2685대로 지난해 전체 휴업신고 택시(6941대)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전(前) 경영진이었던 조합 관계자는 “경영진이 바뀌었지만 출자금 반환 소송이 계속되고 있고 조합이 기본적인 감사보고서나 회계장부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회생절차를 거치더라도 정상화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공중부양
  • 이강인, 누구와?
  • 다시 뭉친 BTS
  • 착륙 중 '펑'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