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으로서는 외부 입김에 좌우됐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사를 자체적으로 뽑는 기념비적인 인선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깐깐하게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행장을 결정하는 사외이사들이 비전에 방점을 두고 있어 후보 간 비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철저하게 준비한 면접일정…25일 이사회 결의까지 ‘일사천리’
앞서 헤드헌팅 업체 두 곳에 의뢰해 받은 평판조회를 바탕으로 후보들의 장단점과 면면을 파악한 임추위는 이날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통해 비전과 능력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날 면접에서 2~3명을 다시 추려 25일 토론 형식의 2차 면접을 실시하고 설 연휴 이전에 차기 우리은행장을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 면접일에 차기 행장을 결정하면 당일 이사회 결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임추위가 택한 차기 행장 후보가 제시한 전략에 맞게 임기도 결정할 예정이다.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임추위는 면접을 위해 은행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회계사를 불러 스터디를 하는 등 면접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텐즈핑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추천) 역시 국내에 머물면서 우리은행 행장 인선에 적극 참여 중이다.
현상진단·미래전략 제시…비전이 관건
면접을 앞두고 후보들도 마지막까지 발표 자료를 다듬고 예상 질문을 뽑아보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은행 내부사정을 잘 아는 현직 후보들은 그동안의 경영성과와 미래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특히 이 행장은 취임 후 2년간의 실적을 숫자로 보여주고 민영화라는 가장 큰 성과를 적극 홍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그룹장 역시 스마트금융사업단을 맡아 핀테크 시대에 디지털금융을 선도했다는 점을 내세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할 적임자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직 경영진 역시 재임 시절 성과와 함께 우리은행의 문제점 지적, 개선방안으로 임추위원 시선 사로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직과 달리 한발 떨어져 제 3자의 시각으로 본 만큼 적나라한 지적과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윤 전 전무는 우리은행 내 새는 곳을 막고 철저하게 성과에 따라 인사하는 시스템을 갖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재직시절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윤 전 전무는 “외부 압력이나 청탁에 의해 생기는 비용과 손실을 없애고 민영화 이전 존재했던 공기업 문화를 타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효 전 사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신나게 일하는 조직문화를 미래 전략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김 전 사장은 “영업 최전선에 있는 창구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주고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일터가 될 때 고객과 주주,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행장 역시 “신바람 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우리은행은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직원에게는 공평하고 공정한 인사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