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주는 주류업체-도매업자-소매업자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고 반대의 흐름으로 공병이 회수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공병이 각 주류업체에 전달된다. 소주 초록병은 라벨 갈이를 통해 제조업체 상관없이 재활용한다. 문제는 진로이즈백처럼 다른 형태의 소주병이다. 이런 경우 분리기에서 따로 분류해 보관한다.
롯데주류는 진로이즈백의 다른 형태를 문제 삼고 있다. 소주업계는 지난 2010년부터 동일한 규격의 소주병을 사용하고 있다. 소주업체 10곳이 자율협약을 맺어 시행한 것으로 공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제조사와 상관없이 회수된 공병을 어느 업체든 라벨 갈이를 통해 사용해왔다.
하이트진로는 공병을 어떻게든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진로이즈백이 이형병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져서다. 이형병은 기존 소주병과 비교해 단가가 2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활용률이 낮고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진로이즈백의 인기도 처음처럼의 입지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 진로이즈백과 처음처럼의 주 고객층이 20~30대로 겹치기 때문이다. 옛날 제품을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New+Retro) 제품인 진로이즈백은 출시 두 달 만에 연간 목표 판매량(1000만병)을 달성했다. 6월 첫 주 판매량은 출시 첫 주 대비 4배, 7월 첫 주는 8배 증가했다. 진로이즈백의 인기가 곧 처음처럼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소주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오면서 업체별 신경전도 치열해졌다”며 “점유율을 한 번 뺏기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