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主전쟁]②日불매운동 나비효과?…격화하는 소주공병戰

롯데주류, 진로이즈백 공병 200만병 보관…환경문제 거론하며 반출 거부
진로이즈백, 기존 소주병 대비 단가 20% 높아
하이트진로 회수 못하면 원가부담 가중
일각선 日 불매운동 후 시장 내 격차 벌어진 양사 상황 영향說
  • 등록 2019-09-27 오전 6:30:00

    수정 2019-09-27 오전 6:30:00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간 ‘진로이즈백’ 소주 공병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롯데주류가 기존 소주병과 다른 형태로 환경문제를 불러일으킨다며 진로이즈백 공병 반출을 막고 있어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요동치는 소주 시장과도 결부돼 양측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간 진로이즈백 공병을 둔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가 보유한 진로이즈백 공병은 200만여병에 달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간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애꿎은 롯데주류 창고에 쌓여 있는 것이다.

소주는 주류업체-도매업자-소매업자를 통해 시장에 유통되고 반대의 흐름으로 공병이 회수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공병이 각 주류업체에 전달된다. 소주 초록병은 라벨 갈이를 통해 제조업체 상관없이 재활용한다. 문제는 진로이즈백처럼 다른 형태의 소주병이다. 이런 경우 분리기에서 따로 분류해 보관한다.

롯데주류는 진로이즈백의 다른 형태를 문제 삼고 있다. 소주업계는 지난 2010년부터 동일한 규격의 소주병을 사용하고 있다. 소주업체 10곳이 자율협약을 맺어 시행한 것으로 공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이후 제조사와 상관없이 회수된 공병을 어느 업체든 라벨 갈이를 통해 사용해왔다.

문제는 진로이즈백이 기존과 다른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불거졌다. 롯데주류는 이형병 사용은 하이트진로가 기존 자율협약을 깬 것일 뿐만 아니라 공병을 되돌려주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물류 발생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주류는 환경부에 이와 관련한 중재를 요청한 상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공병을 보유하는 것은 우리에게도 부담이지만 환경 이슈를 무시할 순 없다”며 “환경부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공병을 어떻게든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진로이즈백이 이형병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져서다. 이형병은 기존 소주병과 비교해 단가가 2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활용률이 낮고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 변한 국내 소주 시장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점유율이 73%로 집계됐다. 이는 롯데주류 ‘처음처럼’(27%)와 비교해 3배가량 높은 수치다. 불매운동 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양사의 점유율은 60%대 40% 수준이었다.

진로이즈백의 인기도 처음처럼의 입지를 줄이는 데 영향을 끼쳤다. 진로이즈백과 처음처럼의 주 고객층이 20~30대로 겹치기 때문이다. 옛날 제품을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New+Retro) 제품인 진로이즈백은 출시 두 달 만에 연간 목표 판매량(1000만병)을 달성했다. 6월 첫 주 판매량은 출시 첫 주 대비 4배, 7월 첫 주는 8배 증가했다. 진로이즈백의 인기가 곧 처음처럼의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소주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오면서 업체별 신경전도 치열해졌다”며 “점유율을 한 번 뺏기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갈등이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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