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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정부는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고도, 백신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구제역을 종식시키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 2000년이다. 그해 3월부터 4월까지 3개 도의 6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기간 182개 농가의 소 20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른 보상금만 71억원에 들었고, 생계안정 명목으로 2억7000만원이 지원됐다.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던 농가의 소 44만4000마리를 수매하는 데 2428억원이 투입됐다. 재입식을 돕기 위한 융자금 21억원과 방역비 202억원 등을 포함하면 총 2725억원의 혈세가 사용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02년 5~6월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소·돼지 16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1058억원이 투입됐다.
이후 8년간 잠잠하던 구제역은 2010년 사상최악의 바이러스로 무장해 다시 창궐했다. 그해 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연달아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해 소·돼지 348만마리가 매몰됐다. 투입된 금액은 2조8695억원에 달했다.
사상 최악의 피해가 발생하자 정부는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취했다. 이 정책은 효과를 보는 듯 했다. 3년간 구제역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약발’이 떨어졌다. 구제역은 2014년 7월 다시 발생해 돼지 2000마리가 살처분됐고, 17억원의 재정이 지출됐다. 같은해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147일간 또 다시 구제역이 7개 도, 33개 시·군을 휩쓸며 196개 농가의 소·돼지 17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때 투입된 예산은 574억원에 달했다.
이 와중에 지난 5일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했다. 이후 6일 전북 정읍, 8일 경기 연천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구제역은 O형과 A형이 동시에 발생해 방역에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