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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총장은 2002년 교무처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학내 보직보다는 연구에 관심이 많은 교수였다. 1987년부터 순천대 식물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써낸 논문만 200여 편, 연간 6편 이상이다. 1990년대 순천대 사상 외부 수주 연구비 1억 원을 첫 돌파한 교수도 그였다.
보직보다는 연구에 관심이 많던 그가 지난해 2월 총장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순천대의 위기 때문이다. 순천대는 교육부가 2018년 실시한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 결과 하위 36%에 포함됐다. 이는 상위 64%인 자율개선대학과 달리 교육부로부터 정원 감축을 권고 받으며 일반재정지원에서도 일부 제한을 받는다.
고 총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부터 허리띠를 졸라맸다. 기획처 산하에 재정기획실을 신설하고 9억 원의 예산을 절감한 뒤 발전기금 모금에 나섰다.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고 순천시로부터 기부 약정을 받아내는 등 취임 1년간 100억 원 약정, 30억 원 기탁이란 성과를 거뒀다. 순천대 역대 총장들이 재임 4년간 평균 30억 원을 모금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전무후무한 성과다. 그는 “총장 취임 후 학교 재정상황을 보고받고 발전기금 모금에 적극 나섰다”며 “순천시로부터 50억의 기부금을 약정 받았지만 시의회가 반대해 6개월간 설득 끝에 결국 동의를 얻어냈다”고 했다.
고 총장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학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매년 학과별 신입생·재학생 미충원이나 중도탈락률 등을 평가, 경쟁력이 낮다고 평가받는 학과의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이다. 재학생 만족도를 높여 학생 이탈을 막고 학과 선호도를 높이라는 의미다.
고 총장은 “2002년 교무처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순천대는 중앙일보평가에서 전국 20위 안에 포함될 만큼 저력을 가진 국립대였다”며 “총장 재임 중 대학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물론 향후 학생감소 위기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