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날 세상 떠난 여군, "왜 동영상 남겼을까"...대대적 수사

  • 등록 2021-06-01 오전 8:01:39

    수정 2021-06-01 오전 8:01:3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공군은 공군 모 부대 소속 여성 부사관인 A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군 당국이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A중사는 선임 부사관인 B중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한 사실을 신고한 뒤 지난 18일 부대를 옮겼다가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는 회식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 초, ‘반드시 참석하라’는 B중사 압박에 못 이겨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저녁 자리에 갔다가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중사가 성추행 사실을 신고한 이후 부대 내에서 조직적인 회유가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군 당국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특히 A중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 하루 전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날 MBC는 A중사가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로 남겼다고 전했다.

A중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동영상에서 한 말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 캡처)
A중사의 유족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서도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A중사의 아버지는 전날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했다.

이어 “제 딸(공군중사)는 왜 자신의 죽음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남기고 떠났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피해자인 제 딸(공군중사)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형식 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은 저희 가족과,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저희 딸의 억울함을 풀고 장례를 치러 편히 안식할 수 있게 간곡히 호소하니 도와달라”고 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이 청원은 이날 오전 7시 50분 현재 12만5945명의 동의를 얻었다. 100명 이상 사전 동의 기준을 충족해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유족들은 장례까지 미룬 채 군 당국의 조직적 은폐 및 회유에 대해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측은 “현재 강제 추행건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서, 사망 사건 및 2차 가해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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