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월 기준 전년 대비 7.9% 상승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세가 이달 3월 기준치에 반영될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관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돼 있지만 내주 진행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 의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헤드라인 물가지수는 추가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이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이라는 핑계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2월말과 3월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한 부분이 3월 물가에 반영된다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현재보다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구매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수순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질 시간당 임금은 이미 10개월 연속 전년비 역성장이며 누적되고 있는 임금 손실은 가처분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가처분 소득에 대한 부담 역시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1인당 실질가처분소득은 전년 비 10.1%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12월 당시 미국의 소비 시즌임에도 불구, 소매 판매의 쇼크가 발생한 것은 근본적인 구매력의 하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동성 확대에 따른 실질구매력 약화는 지난 4분기 미국의 성장률 호조에 크게 관여했던 재고투자를 원활하게 소진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