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총 3차례 만나며 정상회담을 했다.
풀어야 할 숙제는 넘쳤다. 북한 핵 문제와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적자 문제 등이 산적해 있었다. 처음으로 만난 두 정상이 어떻게 실타래를 풀 것이냐에 관심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공동 성명도, 공동 기자회견도 없이 끝났다. 회담 결과에 대해 미국 국무·재무·상무장관이 결과를 간략히 설명하는 식의 발표만 있었다.
틸러슨 장관은 묘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기꺼이 함께 노력하길 바라지만, (협력) 중국에 특별한 문제와 도전을 야기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이 사안(북한문제)이 중국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어떤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독자적인 방도를 마련할 것이고,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원론적인 공감대를 이뤘지만, 정작 구체적 해법을 두고는 여전히 차이를 좁히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보는 각도를 조금 달리하면 북한에 대한 미국의 독자행동을 중국에 이미 양해를 구했다는 뉘앙스를 살짝 풍기기도 한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이 주제를 언급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월버 로스 상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로스 장관은 “이슈와 그 강도의 범위를 고려하면 야심찬 계획이며, 이는 (지금까지의) 대화의 속도를 고려할 때 상전벽해의 변화”라며 “양국 간 관계 강화의 매우 중요한 상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