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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아이코스에 대한 사실 검증’이란 자료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가 위험이 전혀 없는 제품은 아니며, 담배와 관련된 위험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모든 담배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에 대한 유해성 논란을 이런 식으로 빗겨간다. 요약하면 ‘아이코스는 해로울 수 있지만, 적어도 일반담배보다는 아니다’라는 얘기다. 실제 아이코스의 전용 담배 ‘히츠’(연초 고형물) 1개비에는 발암물질인 타르가 약 0.9㎎ 함유돼 있다. 이는 시중에 유통되는 보통 담배의 타르(1~3㎎)함량보다 낮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부랴부랴 아이코스 유해성 검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필립모리스의 발표자료를 정부가 직접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아이코스 유해물질 배출 조사에 착수하자, 아이코스 구매자들은 반발했다. 정부가 ‘서민 증세’를 목적으로 아이코스의 유해성 논란을 부추긴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아이코스 유해성 관련 기사에 ‘나빠 봐야 일반 담배보다 낫지 않나’, ‘잘못된 정보를 유통해 세금을 올리려는 게 확실하다’는 등의 항의성 댓글을 달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이코스 흡연자들은 ‘내 담배는 안전하다’는 신념과 ‘아이코스도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가 부딪힐 경우, 신념만을 따르려는 경향을 보인다. 인지부조화 원리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확증편향’에 빠질 경우 공정한 소비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