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없다”…‘훨훨’ 나는 美·日 고용시장

美·日 완전고용상태…親기업 정책에 투자·일자리 늘어
美 8월 실업률 18년만에 최저…신규 취업자수 95개월 연속 증가
실업수당 청구 49년만에 가장 낮아…구인난에 임금·복지 혜택 늘어
日실업률 2.5%…취업자수 67개월 연속 증가
구직자 1명당 일자리 1.6곳…1974년 이후 최고
  • 등록 2018-09-23 오전 8:10:21

    수정 2018-09-23 오전 8:10:21

/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전역에 150만명의 직원을 둔 월마트는 시간제 근로자 임금을 9~10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했다. 하루에 1달러만 내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비도 보조해준다. 트럭 운전자를 소개하는 직원에겐 1500달러 소개비를 주기로 했고, 육아 및 출산 휴가 확대, 일시적 보너스 인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은 보너스가 1000달러에 달했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도록 올해 새롭게 도입된 정책들이다. 경쟁업체인 타겟은 시급을 12달러로 인상하겠다고 제안하고, 2020년까지 15달러 달성도 약속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규모 취업박람회 현장. 구직자들이 지나가면 각 부스에서 채용 담당자들이 다가와 말을 건다. 회사를 설명하는 팸플릿을 건네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열과 성의를 다해 설득한다. 일본인 뿐 아니라 회장을 찾은 한국인이나 중국인 등 외국인 구직자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 올해 일본에서 열린 각종 취업박람회와 취업설명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한국과 달리 미국과 일본 고용시장엔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과 일본 고용시장은 완전고용 상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이란 얘기다. 미국 기업들은 신규 직원 채용 및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 일본 역시 구인난 해소를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 ‘투잡’을 권유·허용하고 있다.

美기업, 구인난에 임금 올리고 각종 복지 혜택 도입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했다. 18년 만에 최저치다. 비농업 신규 취업자수는 20만1000명을 기록했다. 95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1000건으로 전주대비 3000건 줄었다. 1969년 12월(20만2000건) 이후 49년여 만에 최저치다.

이직하는 근로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7월 구인 및 이직(JOLTs) 보고서에서 따르면 채용 공고가 전월(682만명)보다 12만명 증가한 694만명을 기록했다.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일을 그만두는 직원 수도 한 달 전보다 3% 증가한 358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각에선 이직할 곳을 알아보지 않고 직장을 그만두는 근로자까지 나오고 있다. 또 해고됐더라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규 직원들을 끌어들이고, 기존 직원들을 붙잡기 위해 기업들이 돈을 풀기 시작했다. 8월 시간당 평균임금이 전년 동월대비 2.9% 올랐다. 민간부문 고용주들이 보너스, 휴가 지원금, 건강보험 등 직원들의 편익을 위해 쓴 비용은 3% 증가해 더 높았다.

이는 일자리를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및 규제 완화 등 친(親)기업 정책 덕분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이 세금 부담이 줄어 투자와 일자리, 임금 등을 늘릴 여유가 생긴 것이다.

웰빙기업 멜라루카의 프랑크 반더슬루트 최고경영자(CEO)도 “감세로 연간 200만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이에 따라 생산 근로자 850명의 임금을 약 10% 인상했다”고 말했다. 기존 근로자들은 물론 신규 근로자 채용에 필요한 조치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되레 근로자 공급이 부족해져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류업체 버스트로지스틱스의 최고 재무 책임자는 “세금 감면 이후 450명의 직원들에게 500달러 상여금을 지급했다. 또 4월부터는 운전수들의 시급을 2달러에서 4달러 가량 올려줬다”면서 “운전수를 구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구직자 1명당 일자리 1.63개…日정부 ‘투잡’ 허용 움직임

일본도 일자리가 구직자보다 많은 상황이다. 7월 실업률은 2.5%를 기록했다. 3%가 채 안되는 완전 고용상태다. 지난 5월에는 2.2%로 1993년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같은 달 취업자 수는 6660만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97만명 늘어 67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용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일본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7월 유효구인배율은 1.63으로 1974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4월 1.59배, 5월 1.60배, 6월 1.62배 등 꾸준한 증가세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대비 구인 수요를 나타내는 수치다. 구직자 한 사람당 1.63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친기업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구인난이 심화되자 일본 정부는 투잡을 정책적으로 독려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투잡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소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상시 채용 상태다. 이제는 대기업들마저 동참할 채비다. 일본 대기업들은 그간 인재 확보를 위한 과열 경쟁 등을 막기 위해 6월 이후 졸업예정자들을 채용하는 관행을 따랐다. 하지만 더 이상 이를 유지하기 힘들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등 일부 대기업은 인재 상시채용 방침을 공표했다. 일본상공회의소(게이단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지난 3일 “2021년 대졸예정자부터 현행 채용일정 지침을 폐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학교 재학 중 인턴 실습이 일반화된 만큼 대기업들은 눈여겨 본 인재들은 물론, 과거에는 채용하지 않았을 학생들까지 붙잡아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졸자 구인도 하늘의 별따기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내년 졸업예정자의 구인배율은 7월말 기준으로 2.37에 달했다. 2곳이 넘는 곳에서 고졸자 구직자를 원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 106만명 중 취업희망자가 18만7000명이었는데, 이 중 18만4000명이 실제로 취업했다. 연간 40만명에 달하는 대졸 취업자의 절반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주요 기업들의 내년 고졸자 채용계획은 올해보다 8.2%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