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초대 재무장관으로 낙점한 스티븐 므누신 내정자가 새 행정부의 달러화 정책에 대해 다소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였다. 장기적으론 달러화 강세를 지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서 17년간 근무했던 월가 베테랑인 므누신 재무장관 내정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달러화가 너무 비싸다. 강(强)달러가 미국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지적하며 달러화 상승랠리를 막았던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미국은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강한 달러화는 장기적으로 보면 중요하며 이는 미국이 전세계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 기업들이 보호해야 하며 그들이 해외로 떠밀려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문회에서는 므누신 내정자의 재산 문제도 집중 거론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가 조세피난처인 케이먼군도에 있는 듄캐피탈인터내셔널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1억달러의 부동산과 자녀들 명의로 90만달러 어치 예술작품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버트 멘데즈(뉴저지) 상원의원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그가 회사를 조세피난처로 옮기는 것을 도왔다고 지적하고 재산내역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므누신은 “개인 세금을 회피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재산내역서를 제때 제대로 제출하지 못한 것은 문서 작성이 너무 복잡하고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