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카드사들..왜?

8월 예정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논의
대선 앞두고 가맹점 인하 법안 잇따라
하반기 수익 비중 높은 카드론 축소도
  • 등록 2021-08-07 오전 10:20:00

    수정 2021-08-07 오전 10:2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카드사들이 역대급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 인하의 명분이 되는데다 카드론 규제론에 대한 목소리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5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65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9.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67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1.4%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2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26억원보다 26.7% 증가했다.

KB국민·우리카드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는 1년 전보다 각각 54.3%, 51.3% 급증한 2528억원과 121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6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1422억원의 순이익을 내 2배 넘게 성장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이 같은 실적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카드론 등 대출 자산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드론은 단기 급전을 빌리기 위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9.5% 증가한 수치다.

그만큼 자금 상황이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많이 늘었다는 얘기다.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얻은 이자 수익이 카드사들의 이익으로 연결된 셈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드러내기 민망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서 카드사들의 호실적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카드사들은 올 3분기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그간 카드 가맹점 수수수료율은 지난 2019년까지 12년 사이 13차례 걸쳐 인하됐다. 평균 가맹점수수료율이 2012년 2.32%에서 지난해 1.5%로 인하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대선 기간과 맞물려 정치권에서 수수료 인하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이용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회에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넘어 영세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면제를 요구하고, 최근엔 특수가맹점을 법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법안까지 등장했다.

하반기 금융 환경도 녹록지 않다. 우선은 새롭게 임명된 금융당국 수장들이 카드론 등 카드사들의 단기금융상품을 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5월 여신금융협회 ‘최근 경제상황과 향후 정책과제’ 강연회에서도 카드사와 저축은행을 포함한 비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급증에 우려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하반기 수수료 재산정 논의 등 규제 당국발 이슈들이 몰려 있어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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