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1일 국내 채권시장은 간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 만큼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채 시장은 30년물 입찰서 수요가 부진, 매도세가 나오며 일제히 약세 반전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9.4bp(1bp=0.01%포인트) 오른 4.110%에, 통화 정책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2년물 금리는 4bp 오른 4.850%에 호가됐다. 입찰 이벤트를 소화한 30년물 금리는 8.4bp 오른 4.259%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물가 지표 둔화가 확인되자 장중 3.953%까지 내리며 4%대를 밑돌기도 했지만 이내 상승 반전하며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올라 전달의 3.0% 상승에서 오름폭이 확대됐지만 예상치 3.3%보다 낮았다.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올라 전달의 4.8% 상승에서 소폭 둔화했고 예상치인 4.8% 상승보다도 소폭 낮았다. 다만 이 같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30년물 국채 입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폭의 국채 매도세가 나타나 시장 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230억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 결과 발행금리는 4.189%로, 발행 당시 시장금리 4.175%보다 1.4bp 높게 형성됐다. 예상보다 수요가 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도 시장 심리를 냉각시켰다. 그는 “CPI가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 지점이 아니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이날 국채 시장은 미국 금리 흐름을 반영하며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시 각각 3.7%대, 3.8%대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예정된 4000억원 규모 국고채 50년물 입찰도 주시할 만한 이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