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전후의 댐 수위 기록을 살펴보면 실제로 수량 관리에 허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섬진강댐에서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된 뒤인 7일에도 방류량이 유입수량의 40%에 그쳤으나 이튿날에는 집중호우가 퍼붓자 한때 최대 방류 허용선인 ‘계획 방류량’을 넘을 만큼 수문을 연 것으로 드러났다. 용담댐에서도 집중호우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이미 물이 제한수위에 이르렀는데도 방류량 조절에 소홀했던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 합천댐에서 8일 오후 평소의 10배가 넘게 방류했던 것도 사전에 여유 저수용량 확보가 미흡했던 탓이었다.
그렇다 해도 댐 방류량 조절에 차질을 빚은 결과 피해가 커진 책임을 비켜갈 수는 없다. 모든 관련변수를 감안하면서 방류량 조절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 수자원공사의 임무다. 방류량 조절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 있다면 관계당국과 협의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통상적인 기준이나 지키다가 집중호우 때 댐이 무너지지 않게 물이나 빼주면 된다는 식이어선 너무 무책임하다. 정부는 면밀한 조사로 방류량 조절에 차질이 빚어진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