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트러플 향보다 짙은 가을 능이의 참맛

  • 등록 2020-11-13 오전 6:00:00

    수정 2020-11-13 오전 6:00:00

전북 완주 대둔산장 ‘능이버섯전골’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트러플보다도 향이 좋다고 알려진 능이. 호사가들은 능이를 송이와 표고보다 먼저 꼽을 정도다. 그만큼 능이는 예부터 독특한 향과 맛으로 유명했다. ‘버섯의 왕’ ‘산에서 나는 고기’ ‘버섯 중의 버섯’ 등의 다양한 수식어는 덤이다.

내로라하는 산 주변에는 능이 전문 간판을 걸고 있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전북을 대표하는 산인 대둔산 아래에도 맛집들이 수두룩하다. 능이며, 뽕나무부치버섯(글쿠버섯) 같은 버섯으로 제철 밥상을 내는 식당들이다. 수많은 식당 중에서도 제법 이름난 곳을 하나 고르라면 ‘대둔산골’이 있다. 능이 철인 가을이면, 능이의 향긋한 향과 맛을 찾아온 전국의 식객들로 식당 안은 북적댄다.

식당 외형은 허름한 편이다. 분위기도 여느 식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도 요리 하나만큼은 진짜다. 대표메뉴는 역시 능이버섯전골. 주재료인 능이와 재배·느타리·송이·팽이버섯이 감초처럼 들어간다. 오직 버섯으로만 낸 국물은 능이의 향을 가득 품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깊은 숲속에 들어갔을 때의 청아한 맛이다. 인공 조미료로는 절대 낼 수 없는 자연의 맛이다. 이 맛에 이끌려 자꾸 국물에 손이 간다. 전골국물은 끓여낼수록 짙은 향이 혀와 코끝을 동시에 자극한다. 간간한 국물맛과 버섯의 쫄깃한 식감, 그리고 향긋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능이의 식감은 마치 소고기를 씹는 듯 쫄깃하고 구수한 맛을 낸다.

전북 완주 경청면 싱그랭이영농조합의 ‘능이버섯전골’


이 깊은 맛의 비결은 당연히 능이 자체에 있다. 깊은 숲 속 참나무 옆에서 자란 능이는 참나무의 깊은 향과 숲의 기운까지 품었다. 그 향이 너무나 진해 향버섯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영양가도 풍부하다. 비타민B2는 송이보다 9배나 많다. 여기에 기관지·천식·감기·산후병·콜레스테롤·산화·함 등에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소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능이 달인 물을 소화제로 이용했다고 한다. 씹는 맛이 좋지만, 생식은 금지다. 반드시 건조 보관이나 열을 가해 조리해야 한다. 능이는 건조하면 향이 더욱 강해지고 맛과 쓴맛이 좋아진다. 익히면 검은색으로 변하고, 육질은 아삭하고 쫄깃하다.

화암사가 있는 경천면에는 싱그랭이영농조합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 이곳에서는 능이버섯전골에 낙지가 한마리 풍덩 빠져 있다. 낙지와 능이의 조화도 기대 이상. 대둔산장의 능이버섯전골보다 향은 덜하다. 하지만 낙지의 쫄깃함은 살아있고, 그 속살까지 능이와 한약재에서 우러난 국물이 스며 있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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