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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27일 코스피가 연초 이후 지난 25일까지 약 18%, 코스닥은 40% 가까이 급등한 점을 짚었다. 각각 8%포인트, 25%포인트가량이 2차전지 관련 기업 영향이란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쏠림 현상에 가상화폐 시장이 부럽지 않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두가 과열임을 알고 있지만 주식시장 수급 주도권이 상장지수펀드(ETF) 등 기계적인 매수와 공격적인 투자자들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쏠림은 미국 증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배경은 주식시장의 위험 선호다. 이 연구원은 “금리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안정화가 빨라졌고, 극단적인 경기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인공지능(AI)발 투자 사이클 회복 기대감이 살아났고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했다.
2차전지의 거래대금 비중 정점은 지난해 1월, 올해 4월에 30% 수준에서 형성됐지만, 7월 들어서 50% 육박(47.6%)한 것으로 집계했다. 2차전지의 시가총액 비중은 6개월 만에 코스닥 내 6%에서 21%로, 코스피 내 14%에서 18% 수준으로 급등했다. 또 지난 25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18조원 수준이었고, 2차전지 테마 합산은 472조원에 육박했다.
2차전지 과열은 언제쯤 진정될까. 그는 실적 흐름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실적 기대치의 변화는 없는데 주가가 먼저 움직인 양상”이라며 “이례적인 쏠림이 진행되고 있는 테마에 타이밍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전지를 제외한 다른 코스피 기업의 실적 전망은 개선 중”이라며 “시장이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숫자(실적)’를 보면 2차전지 말고 다른 산업을 사라는 신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