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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 2년차인 최모(26) 씨는 중대 간 모의전투 훈련을 회상하며 이 같은 대화가 훈련장에서 오갔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중대끼리의 모의전투 훈련에서 사람을 향해 실탄을 쏠 수 없으니 이처럼 입으로 ‘빵야 빵야’ 소리를 내며 훈련했다. 모의전투 때마다 ‘보이지 않는’ 총탄에 맞았다, 맞지 않았다고 우기는 웃지 못할 상황 비일비재했다. 짬밥 센 일부 병사들은 가상 총탄에 계속 맞고도 살아 돌아다니는 ‘불멸의 전사’가 되기도 했다.
앞으로는 총성을 입소리로 내던 가상 전투는 사라질 전망이다. 중대급 부대 소속 장병들이 마일즈 장비를 사용해 모의전투를 치를 수 있게 된 때문이다. 마일즈 장비는 각종 화기에 레이저 광선 발사기를 부착하고 표적에는 레이저 광선 감지기를 부착한 장비다. 모의 총격시 레이저 발사를 통해 표적의 명중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육군은 2017년까지 모든 사단에 중대급 마일즈 장비를 1세트씩 보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대급 마일즈 장비는 2020년까지 연대별 1세트씩 보급할 방침이다. 육군의 모든 부대가 과학화 훈련 체계를 갖춰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실시하겠다는 고육책이다.
3월 현재 4개 사단에 보급된 중대급 마일즈 장비 한 세트는 K-1, K-2, 유탄발사기, 90mm 무반동총, 크레모아 등 9가지 화기 260정으로 구성됐다. 2개 중대가 모의 전투를 할 수 있는 양이다.
지금까지는 통제관이 부대원들을 직접 따라 다니며 주관적으로 ‘전사 판정’을 내려야 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통제관이 없는 구역에 있는 부대원들은 ‘보이자 않는 총탄’을 무시하고 서서 걸어다니거나 쉽게 다닐 수 있는 통로로 이동하기도 했다. 장애물을 극복해 전진하거나 포복으로 기어가는 등 실전적인인 훈련은 당연히 무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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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관계자는 “총격이나 폭발에 의한 사망시 ‘삐~’하는 소리가 나는데 훈련에 집중한 나머지 전우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눈물을 흘리는 부대원도 있을 정도다”며 “그만큼 실전적인 훈련이 가능하고 동시에 끈끈한 전우애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육군은 예비군 훈련에도 마일즈 장비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과학화 훈련 시설과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지난해에는 1개 연대 규모의 예비군이 마일즈 장비로 훈련을 받았다. 올해는 이 규모를 2배로 확대, 2개 연대 약 9만명의 예비군이 실전적인 전투 훈련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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