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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공연연출가] 무대를 가득 채운 퍼즐 큐브 형태의 3층 LED 무빙 스테이지, 공중으로 떠올라 회전한 그랜드 피아노…. 지난달 3일과 4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에픽하이의 컴백 콘서트 ‘위브 돈 섬싱 원더풀’에서는 이 같은 특수효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신들이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예술적 경험들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듯했다.
에픽하이는 특수효과에서 단연 진일보한 능력을 보여줬다. 매회 100발 이상의 화려한 불꽃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힙합 공연에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예술성과 대중성을 버무려 ‘웰메이드’ 무대를 완성했다.
에픽하이는 국내 힙합신의 대중화를 주도한 그룹으로 꼽힌다. 데뷔 14년. 이번 공연에서는 세트리스트만으로도 그 동안 쌓아온 내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히트곡인 ‘팬’ ‘파리’ ‘러브 러브 러브’부터 발매 직후 차트 상위권을 한동안 장악했던 신곡 ‘빈차’ ‘연애소설’ ‘노땡큐’까지 에픽하이의 지난 역사와 음악적 파워를 한눈에 확인시켰다. 매회 세트리스트에 변화를 주는 시도로 ‘올콘’(모든 회차 공연을 보는 행위) 관객들도 만족시켰다.
에픽하이의 콘서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가 게스트다. 매번 초호화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던 게스트들은 올해도 빛났다. 임창정, 아이유, 싸이가 특급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다. 타블로를 포함한 절친 조합 ‘타종균’의 넬 김종완, 하동균은 3회 공연 내내 마치 멤버인 것처럼 무대를 펼쳤다.
공연의 모든 부분은 에픽하이 멤버들이 직접 연출에서 제작까지 참여해 완성했다. 그래서 오랜 팬들을 향한 진심이 곳곳에 묻어났다. 멤버 미쓰라는 직접 MD 상품을 기획 및 제작해 팬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선물했다. 세 멤버는 전 회차 관객과 ‘가족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팬들을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에픽하이의 마음씨가 돋보여서 감동은 더 컸다. 공연장을 가득 채워준 관객들의 성비가 고르고, 연령대가 다양한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타블로는 공연 끝 무렵 “이제 나이가 많고 오래된 그룹이다 보니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일지 두려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런 순간 하나 하나가 우리에겐 일이 아니고 진심으로 큰 선물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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