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톺아보기]브라질 낭보 기다리는 동국제강

브라질제철소 가동…용광로를 가지게 되다
수직계열화체계로 원가 교섭경쟁력 생겨
전방산업 침체 관건…판로 안정적 확보해야
  • 등록 2016-08-06 오전 9:00:01

    수정 2016-08-06 오전 9:00:01

동국제강이 투자한 브라질제철소 전경(사진=동국제강 제공)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리우올림픽이 오늘 아침 개막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리우올림픽 관련주가 자주 오르내립니다. 올림픽은 보름 정도하기 때문에 수혜주라 불리는 기업들도 당장에 뚜렷한 실적 연관관계가 있다기보다는 마케팅 차원의 요소가 더 많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펀더멘털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합니다.

오늘 말씀드릴 기업은 동국제강(001230)인데요. 동국제강은 리우올림픽 수혜주라고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지만 브라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히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더 밀접하고 중장기적인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용광로를 가지게 된 동국제강

리우올림픽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비행기로 3시간 거리인 세아라주(州)에 동국제강이 투자한 제철소가 있습니다. 지난 6월 화입식을 했습니다. 화입식은 제철소가 처음 가동한다는 상징적 행사입니다. 제철소는 쇳물을 만드는 곳인데 쇳물을 만들기 위해 불씨를 넣는 행사가 화입식입니다. 해당 제철소가 가동을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동국제강(001230)은 회사이름에 ‘제강’에 붙습니다. 현대제철(004020)은 ‘제철’이 붙고, 포스코(005490)도 예전에 포항종합제철의 줄임말인 포철로 불렸습니다. 그래서 포스코의 원래이름에도 ‘제철’이 붙습니다. 이름이 담고 있는 개념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고철을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것을 ‘전기로’, 철광석을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것을 ‘용광로(고로)’라고 합니다. 이름에 제철이 붙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용광로가 있는 반면 제강이 붙는 동국제강은 그동안 인천과 포항에 전기로는 있었지만 용광로는 갖추지 못했습니다. 브라질제철소가 가동하면서 동국제강도 이제 용광로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브라질제철소는 동국제강이 지분 30%를 투자했고, 브라질 국영기업이자 철광석 등 광물을 캐내는 업체인 발레(Vale)가 50%를 투자했습니다. 나머지 20%는 포스코가 보유중입니다. 다만 지분율과 상관없이 브라질제철소를 기획하고 실질적으로 여기서 나오는 원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곳이 동국제강입니다. 한마디로 동국제강이 주도한 제철소입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제철소로 얻는 것

브라질제철소는 선박이나 해양플랜트·교량 등에 쓰이는 후판의 원재료인 슬래브를 생산합니다. 슬래브는 전기로가 아닌 용광로에서만 생산됩니다. 동국제강이 브라질제철소에 투자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동국제강은 후판분야에서 과점적 지위를 갖추고 있었지만 용광로가 없어서 슬래브를 전량 일본 등 외부에서 조달해왔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비해 약점이었습니다. 동국제강으로서는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원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브라질제철소는 연간 300만 톤의 슬래브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졌습니다. 300만 톤 중에서 160만 톤을 동국제강이 매입합니다. 이중 60만 톤은 동국제강이 자체적으로 쓰고 나머지 100만 톤은 다시 외부에 판매하게 됩니다.

동국제강은 일단 브라질제철소에서 나오는 슬래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면서,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추고 원재료 구매교섭력도 갖추게 됩니다.이렇게되면 원가경쟁력이 이전보다 좋아지고 당연히 전반적인 이익부분도 개선될 수 있으리란 기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변수는 ‘슬래브→후판→선박’으로 이어지는 단계의 종착점인 조선업황이 현재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방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브라질제철소에서 만드는 슬래브 가격 문제와 동국제강이 외부에 팔아야하는 100만 톤에 대한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런 시기를 거쳐서 향후 조선업의 수요가 살아나게 된다면, 동국제강은 원재료경쟁력 바탕으로 중장기적인 사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동국제강 상반기 실적의 의미

마지막으로 지난달 25일 나온 동국제강의 상반기 실적(연결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특이점이 매출은 줄었고 이익은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동국제강은 현재 침체상태인 선박용 후판사업과 관련, 작년 8월 연산 180만 톤 규모의 포항2후판공장을 폐쇄했습니다. 이러한 여파로 전반적인 매출 사이즈는 다소 줄어든 것이고, 반대로 좋지 않은 부분을 정리하니까 가동률은 올라가고 이익도 좋아진 것입니다.

특히 건설업에 들어가는 봉형강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이익이 좋아졌습니다. 아울러 작년에 자회사 유니온스틸을 합병했는데요. 이 회사가 만드는 칼라강판이 동국제강 실적으로 합산되면서 이익개선의 숨은 공신 역할을 했습니다.

동국제강 상반기 실적 공시화면(7월 25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공정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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