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등 내줬다"…롯데百 '미확인 문건'에 끙끙

지난해 매출 1위 백화점 '신세계 강남'…롯데 "사실무근"
'진실 공방' 확산으로 백화점 업계 들썩
"유커에만 기댄 탓" 경영전략 실패 분석도
  • 등록 2018-01-25 오전 6:15:00

    수정 2018-01-25 오전 8:28:46

롯데백화점 본점은 개점 이래 40년간 매출 1위를 지켜왔으나 작년 사드 사태를 겪으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래픽=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박성의 기자] 최근 미확인 문건 한 장으로 백화점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2017년 백화점별 매출 순위’란 제목의 문건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매출 규모에서 롯데백화점 본점을 앞질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의 내용이 맞다면 롯데(롯데쇼핑(023530))가 업계 매출액 ’부동의 1위’ 자리를 신세계(004170)에 내어준 셈이 된다. 그동안 롯데는 ‘매출이 떨어졌어도 신세계에 뒤처질 일은 없다’고 자신해 왔다.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본점 문을 연 롯데백화점은 1980년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40년 가까이 줄곧 1위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다. 업계에선 이 문건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진실 공방’…“사실일 가능성 있어”

롯데백화점 측은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24일 정확한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점별 매출 현황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대외비’라는 이유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는 점별 매출을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경영공시 등을 보고 누군가 일일이 수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라시 내용이 사실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문건의)출처는 알 수 없지만 몇몇 지점 매출을 확인한 결과 돌고 있는 내용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것은 롯데백화점 본점을 제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다. 신세계는 지난 2016년 롯데백화점을 넘어 2019년 단일 점포 매출 1위로 올라서겠다고 선언하며 강남점을 증축했다. 기존 5만5200㎡(1만6698평)에서 8만7934㎡(2만6600평)로 영업 면적이 60%가량 늘어났다. 서울시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유커’(중국 단체관광객)가 주 고객이지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처음부터 ‘싼커’(중국 개별관광객)와 국내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보고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이어진 지난해에도 매출에 큰 타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군 ‘2017 백화점별 매출 순위’ 문건. 이 문건에는 백화점 점포별 매출과 신장률이 상세히 적혀 있다.
롯데면세점은 사드 보복 피해 적어 비교돼

업계에선 롯데백화점 본점이 지나치게 중국에 기댄 탓에 1위 수성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는 문구를 적은 광고를 게시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실적에서 백화점 부문만 떼어 보면 1~3분기 신장률은 4.3% 감소했다. 역(逆)신장 이유로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감소’ 등 비우호적인 환경 탓이 컸다.

다만 롯데백화점 본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경우 유커가 뚝 끊기면서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았지만 매출 타격은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매출은2016년 매출(3조1606억원)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영 전략 실패 탓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상권인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간 매출 차이가 크게 난 것은 그동안 롯데백화점 본점이 유커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방증”이라며 “국내 수요를 함께 끌어 올 수 있도록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백화점 경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칸의 여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