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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건의 내용이 맞다면 롯데(롯데쇼핑(023530))가 업계 매출액 ’부동의 1위’ 자리를 신세계(004170)에 내어준 셈이 된다. 그동안 롯데는 ‘매출이 떨어졌어도 신세계에 뒤처질 일은 없다’고 자신해 왔다.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본점 문을 연 롯데백화점은 1980년 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40년 가까이 줄곧 1위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다. 업계에선 이 문건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면서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업계 ‘진실 공방’…“사실일 가능성 있어”
롯데백화점 측은 ‘사실 무근’이란 입장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24일 정확한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점별 매출 현황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대외비’라는 이유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는 점별 매출을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기업경영공시 등을 보고 누군가 일일이 수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지라시 내용이 사실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문건의)출처는 알 수 없지만 몇몇 지점 매출을 확인한 결과 돌고 있는 내용과 일치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유커’(중국 단체관광객)가 주 고객이지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처음부터 ‘싼커’(중국 개별관광객)와 국내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보고 프로모션을 진행해 왔다”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이 이어진 지난해에도 매출에 큰 타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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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롯데백화점 본점이 지나치게 중국에 기댄 탓에 1위 수성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는 문구를 적은 광고를 게시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실적에서 백화점 부문만 떼어 보면 1~3분기 신장률은 4.3% 감소했다. 역(逆)신장 이유로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감소’ 등 비우호적인 환경 탓이 컸다.
이를 두고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영 전략 실패 탓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상권인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간 매출 차이가 크게 난 것은 그동안 롯데백화점 본점이 유커에 크게 의존해 왔다는 방증”이라며 “국내 수요를 함께 끌어 올 수 있도록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백화점 경영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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