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한국콜마vs코스맥스, 제약사 한솥밥 먹던 CEO '특허전쟁'

화장품 ODM ‘빅2’ 윤동한-이경수 회장, 기술경영 화제
코스맥스, 올들어 특허 27건 등록…한국콜마도 19건
양사 R&D 투자 비용도 증가세
신기술 확보→수익 증가→연구개발비 확충→경쟁력 강화 ‘선순환’
  • 등록 2018-10-26 오전 6:00:00

    수정 2018-10-26 오전 6:00:00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제약사 출신의 두 화장품 제조사 오너들이 기술경영으로 세계 화장품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161890) 회장과 이경수 코스맥스(192820) 회장 얘기다.

화장품 업계에서 윤 회장과 이 회장은 닮은꼴 경쟁자로 유명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80년대 대웅제약에서 10여년간 함께 근무하면서 시작했다. 윤 회장은 기획·관리 부문, 이 회장은 마케팅·영업 분야의 전문가였다. 대웅제약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윤 회장은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세웠다. 대웅제약 마케팅 전무까지 올랐던 이 회장은 윤 회장보다 2년 뒤인 1992년 코스맥스의 전신인 한국미로토를 만들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에서 시작한 두 기업은 일찌감치 화장품 시장에서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고 연구개발(R&D)과 특허 취득에 열중해왔다. 그 결과, 두 기업은 단순히 생산에만 그치는 OEM사(社)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완벽히 거듭났다.

국내 화장품 제조기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양사의 기술 선점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미래 화장품 시장에 대비하고 고객사를 유치하기 위해 양사는 매년 수십 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또 추가하고 있다. 신기술 확보로 수익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비 확충이 다시 특허 출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와 콜마비앤에이치 등 한국콜마홀딩스 관계사들은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총 19건(한국콜마 12·콜마비앤에이치 7)의 화장품 관련 특허를 등록했다. 출원 건수는 47개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화장품 관련 특허가 22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까지 충분히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화장품 분야로 응용 가능한 제약 분야 특허까지 고려하면 한국콜마의 특허 경쟁력은 더욱 커진다. 현재까지 한국콜마홀딩스 관계사들이 출원한 특허는 555건, 등록 특허는 304건에 달한다.

코스맥스는 전체 특허 수에서는 밀리지만, 올해만 놓고 보면 한국콜마를 앞서고 있다.

코스맥스는 올해 현재까지 총 47건을 출원해 27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최근 3년간 등록건수 역시 2016년 10건, 2017년 19건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코스맥스가 현재까지 출원한 특허는 325건, 등록 특허는 129건이다.

이처럼 화장품 위탁생산 업체들이 특허 취득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미투(모방) 상품이 난무하는 화장품 시장에서 기술을 선점해야, 글로벌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로열티 등 부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도 로레알 그룹이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과 같은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들이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 제품 생산을 맡기고 있다.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2014년까지만 해도 세계 화장품 ODM 전문업체 중 매출 1위를 이어온 이탈리아 기업 인터코스를 제친지 오래다.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된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의 특허전쟁은 화장품 업계에서 특허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통한다.

지난 2008년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파운데이션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코스맥스 역시 자체 개발한 특허를 활용해 쿠션 파운데이션을 생산했는데, 아모레퍼시픽은 이를 두고 코스맥스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코스맥스 등 6개 화장품 업체는 반대로 아모레퍼시픽을 상대로 특허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3심까지 이어진 법리다툼에서 대법원은 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의 특허가 지난 2009년 공개된 선행 발명으로 진보성이 부정된다며, 코스맥스 측의 손을 들어줬다.

아모레퍼시픽의 패소로 ODM업체들은 쿠션 파운데이션을 생산하며 아모레퍼시픽에 내왔던 로열티를 더 이상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특허 하나는 업계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큰 파급력을 갖는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그 중요성을 아는 만큼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전체 인력의 30% 이상을 R&D 인재로 채우고 있다. 매년 매출의 5% 가량을 R&D에 재투자 한다.

한국콜마의 연구개발비용은 지난 2015년 225억6500만원에서 2017년 400억6300만원으로 77.5% 증가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연구개발에 투입된 비용만 298억6700만원에 달한다.

코스맥스 역시 최근 들어 질 높은 특허를 확보하는 쪽으로 특허 전략을 수정하면서 연구개발비용을 대폭 늘리고 있다. 2015년 105억3800만원에 불과했던 코스맥스의 연구개발비용은 지난해엔 2.5배가량 뛴 254억7100만원으로 늘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중 역시 2015년 2.83%에서 지난해 4.82%로 2%포인트(P) 늘었다.

연구개발 투자는 고스란히 실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한국콜마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6025억4745만원, 425억367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 13.2% 성장했다. 코스맥스역시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6162억3400만원, 289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36.5%, 22.1% 늘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ODM 업체에 있어 특허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고 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과 고객사에 고품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 관계자 역시 “우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면 고객사가 보다 자신 있게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며 “최근 한국이 보유한 특허가 많아지면서 세계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집중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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