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나서는 조성진…“이거 실화냐”

여전한 조성진앓이
부상 당한 中 피아니스트 대신
내달 19일 베를린필 협연자 출격
내년초 독주회 티켓 1분 새 매진
클래식계 아이돌에 '울고, 웃고'
팬심 만든 ‘파워’ 이름 곧 브랜드
  • 등록 2017-10-24 오전 6:33:03

    수정 2017-10-24 오전 8:19:13

피아니스트 조성진(사진=유니버설뮤직).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거 실화냐”. 피아니스트 조성진(23)이 최근 베를린필하모닉의 내한공연 협연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쏟아진 팬들의 탄성이다. 당초 지난해부터 정해 놓았던 협연자는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35)이었다. 랑랑이 왼팔 부상으로 연주를 취소하면서 조성진이 대신해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조성진이란 이름 석자는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떴다 하면 광속 매진이다.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티켓은 순식간에 팔려나간다. 클래식계 아티스트로는 유일하다. 티켓 매진 속도도 계속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 5월 통영에서의 리사이틀은 1100여석 티켓이 79초 만에 매진됐다. 그가 협연자로 참여한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콘서트 역시 2000여석이 5분 안에 모두 팔린 전력이 있다.

내년 1월 10~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리사이틀 티켓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1분만에 전부 동났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2400석 규모임을 감안할 때 4800장에 육박하는 티켓이 눈 깜짝할 새에 팔려나간 것이다.

△올 연말부터 줄줄이 고국무대 예정

조성진(사진=크레디아).
올 연말부터 그의 연주 세례가 쏟아진다. 대형 공연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따르면 조성진은 당장 11월 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하는 베를린필하모닉과 함께 무대에 선다.

베를린필의 내한은 6번째다. 2002년부터 이 악단을 이끈 사이먼 래틀이 예술감독으로서 여는 마지막 지휘 무대라 일찌감치 올 한해 클래식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꼽혀 왔다. 게다가 가장 높은 R석의 티켓 가격이 45만원으로 올해 모든 클래식 공연을 통틀어 최고가에 달해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베를린필 협연에 이틀 앞서 조성진의 두 번째 정규 앨범 ‘드뷔시’도 전세계 발매된다. 내년 프랑스 인상주의 음악의 시조 드뷔시 서거 100년을 기념한 새 앨범에는 조성진이 앙코르로 자주 연주하는 ‘달빛’을 비롯해 ‘영상’ 1·2집,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어린이 차지’, ‘기쁨의 섬’ 등이 실린다. 내년 1월에는 조성진의 첫 전국투어가 이어진다. 부산(7일), 서울(10~11일), 전주(13일), 대전(14일)을 찍는다. 베토벤 초기와 후기를 대표하는 소나타 8번과 30번, 드뷔시 ‘영상’ 2집과 공식 무대에서는 거의 연주하지 않은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을 연주한다.

△베를린 필도 인정한 ‘대타’

조성진이 랑랑을 대신해 협연자로 선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략 일주일, 독일 베를린과 서울을 급하게 오가며 의사를 확인했다는 게 주최측 금호재단의 설명이다. 당초 베를린필은 랑랑의 연주 취소 연락을 받은 뒤 협연자 없이 연주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베를린필은 협연 연주자 선정에 매우 까다롭고 콧대 높기로 유명하다. 이 악단은 빈필, 뉴욕필과 함께 세계 3대 교향악단으로 꼽히는데 2005년부터 4차례 내한공연 때마다 한국인 협연자 추천을 거절했다고 알려졌다. 익숙하지 않거나 기량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속내였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대체 연주자로 조성진을 제안했고, 이를 래틀과 베를린 필이 받아들였다. 베를린필과 세계적 지휘자인 래틀도 조성진을 인정한 셈이다.

왼팔 부상으로 연주를 취소한 랑랑을 대신에 베를린필 무대에 서는 조성진(사진=유니버설뮤직).
조성진은 같은 달 4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베를린 필과의 공식 데뷔 무대를 갖고, 프랑크푸르트, 홍콩을 거쳐 한국 무대에 오른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선보인다.

이번 협연은 조성진에게도 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베를린필과 협연한 한국인 연주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정경화, 사라 장 등 소수에 불과하다. 한국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이다.

△조성진앓이…왜 열광하나

한국 클래식계에서 조성진은 스포츠계의 김연아 같은 존재라 할만하다. 김연아로 인해 한국에서 피겨스케이팅 인기가 높아진 것처럼 조성진 때문에 클래식에 입문하는 대중이 급증했다.

음악계에 따르면 조성진 팬덤은 뛰어난 기량 외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동안 한국인에게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덕분에 클래식 관련 뉴스로는 이례적으로 일간지 1면을 장식했고, 그와 관련한 뉴스와 영상이 유튜브, SNS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된 것. 특히 미소년 같은 호감형 외모와 달리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은 대중을 매료시켰다는 분석이다.

부모의 극성 없이 스스로 일군 성과라는 점도 호감을 샀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여섯 살에 친구를 따라 동네 음악학원에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예원학교와 서울예고에서 기본을 완성한 국내파 연주자다.

조성진을 향한 광풍은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음반사 관계자는 “음반구매자의 반 이상이 여성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며 “대한민국 클래식 위상을 높인 동시에 클래식에 입문하는 일반인도 늘려놨다. 스타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자료=클럽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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