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배려·약속…송해가 방송계 '어르신'이 된 비결

방송인 조우종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
가진 것 드러내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
  • 등록 2018-01-25 오전 6:29:21

    수정 2018-01-25 오전 7:56:08

방송인 송해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 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과 갈라콘서트에 참석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아내가 가는 길에 함께해줘 정말 고마워.”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뒤편의 대기실. ‘제5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공로상 수상자로 참가한 송해(92)는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사회를 맡은 방송인 조우종(43)의 대기실을 찾았다. 시상식을 준비하던 조우종은 하늘같은 선배가 직접 찾아오자 어쩔 줄 몰라했다. 송해는 20일 세상을 떠난 송해의 부인 고(故) 석옥이(83) 여사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조우종을 기억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그를 먼저 찾았다. 원로 희극인인 송해는 “나를 챙겨줬는데 먼저 찾아와 인사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다시 고마움을 드러냈다.

송해는 이날 하루 모습만으로 그의 92년 인생을 엿볼 수 있다. 전날 22일 부인의 발인이었음에도 “정해진 약속은 지키고 쉴 때 쉬어야 한다”고 스케줄을 강행했다. 시상식 현장에서 많은 이들이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하자 웃는 얼굴로 말했다. “팬들과 말한 건 지킬 줄 알아야지.” 오히려 셀카 촬영을 자청하면서 주위의 분위기를 배려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일일이 상대방을 고려해 미소를 짓기도 손가락 하트를 만들기도 했다. 약속, 배려, 겸손을 보여준 이날 송해의 모습은 방송계의 ‘어르신’으로 평가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게 했다. 송해는 입버릇처럼 “진행자의 모든 근간은 겸손과 양보며, 출연자의 아픔과 슬픔을 배려해야 모든 시청자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철학은 30년 가까이 진행한 KBS1 ‘전국노래자랑’에서 잘 드러난다. 나이가 어린 참가자를 맞이할 때는 한쪽 무릎을 꿇고 눈 높이를 맞추고, 흥에 겨운 참가자가 등장하면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을 돋운다. 간혹 짖궂은 장난을 치는 참가자가 있더라도 인상을 찌푸리기는 커녕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망가지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무대 위 모든 이들을 살피고 자신은 낮춘다.

시각장애인 참가자의 에피소드도 유명하다. 연출자는 혹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그의 참가를 고민했다. “시각장애인의 도전과 희망을 무너뜨리면 안 된다”며 참가를 강력하게 주장한 송해 덕분에 무대에 올랐다. 보통 1절에서 노래를 끝냈지만, 시각장애인은 무려 삼창을 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그의 도전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송해는 돈을 벌어도 자랑하거나 드러내지 않았다. 언제나 자신의 애마는 ‘BMW(버스·지하철·걷기)’라며 비싼 명차보다 대중교통을 즐겨탄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도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다. 30평 남짓 작은 아파트에서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송해가요제’를 열고 가수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에게 1000만원의 상금을 자비로 부담하는 등 필요한 이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송해는 이날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그의 철학과 92년을 살아 온 그의 인생을 내보였다. 송해는 이날 “모든 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오랜 시간 방송활동을 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사랑해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귀한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대중에게 영광을 돌리겠다”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후배님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전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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