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뚱뚱해도 괜찮아”…'안다르' 레깅스 긍정여신 황미영

안다르 광고 모델, 배우 황미영 인터뷰
레깅스 입은 빅사이즈 모델, 파격 영상 선봬
‘보디 포지티브’ 철학, 시청자 공감 이끌어
“내 몸 사랑하며 숨지 말고 항상 당당해야”
  • 등록 2019-10-25 오전 6:30:00

    수정 2019-10-25 오전 6:30:00

안다르 광고 모델 배우 황미영 씨가 지난 24일 서울 순화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인터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주눅 들거나 숨지말고 항상 내 몸을 사랑하라”고 말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내가 이런 박수를 받아도 되나. 좀 더 당당해도 될까.”

데뷔 11년 차 배우 황미영(여·37) 씨는 지난 24일 서울 순화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애슬레저룩 업체인 안다르의 레깅스 광고촬영 현장에서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 10여 명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자 찰나 스친 그의 생각이다.

황 씨는 안다르의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자기 몸 긍정주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광고 영상의 주인공이다. 이 광고에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멋진 댄스를 선보이는 빅사이즈 모델이 등장해 “맞는 동작, 맞는 몸이 어딨어? 내가 즐거우면 그게 맞는 거야”라는 메시지는 전한다.

배우 황미영 씨가 등장한 안다르 ‘모두의 레깅스’ 광고의 한 장면.(사진=안다르)
안다르의 레깅스 광고는 깡마른 체형에 큰 키, 이상적인 비율 등 ‘모델의 조건’이라고 여겨지던 기준을 깬 파격적인 영상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 씨는 기존 모델의 조건에는 맞지 않다. 160cm의 작은 키에 과체중이다. 그러나 레깅스를 입고 춤을 추는 그의 모습에선 그 어떤 거부감도 느낄 수 없다. 오히려 대학생활 4년 내내 뮤지컬을 하며 틈틈이 한 발레 덕에 키워진 유연성이 돋보인다. 호탕한 웃음과 말투, 몸짓 하나하나가 긍정 에너지를 내뿜고 있어 유쾌함을 넘어 행복감을 선사한다.

해당 광고는 큰 화제를 모으며 국내 광고 전문 사이트 ‘TVCF’에서 9월 4주차 바이럴 부문 광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 씨는 “촬영 현장에서 레깅스를 입었다. 사이즈는 미디움 밖에 없었다. 과연 이 옷이 들어갈까라고 생각했지만 껴입고 춤을 췄다”며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들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안다르 광고를 찍으며 ‘내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는 광고 영상이 나간 이후에도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긍정적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황 씨는 “악의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대부분 좋은 반응이었다. ‘우리나라 광고계도 이제 변하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메신저 쪽지를 통해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그 중에서 ‘언니 광고 보고 소름 끼치면서 후련했고 눈물이 났다’는 글이 특히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안다르 광고 모델 배우 황미영 씨가 지난 24일 서울 순화동 이데일리 사옥에서 인터뷰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주눅 들거나 숨지말고 항상 내 몸을 사랑하라”고 말했다.(사진=노진환 기자)
황 씨의 ‘당당함’에는 이유가 있다. 학창시절부터 숱한 치욕과 설움을 떨쳐 내야만 했다. 그는 “학창시절 길거리에서 한 아이의 어머니가 저를 가리키면서 많이 먹으면 저렇게 된다며 손가락질 한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그럴 때면 절대 주눅 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부터 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이어 “주눅 들어있고 눈치 보고 다니면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나부터 나를 사랑하고 당당해야 한다”며 “고등학교 때 연기를 시작한 것도 좀 더 당당한 내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또 소외된 여성들이 나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고 말했다.

황 씨는 ‘긍정 전도사’다. 항상 밝게 웃으며 긍정 에너지를 뿜어낸다. 어릴 적 그의 삶의 궤적이 만들어 낸 재능이다.

살 뺄 생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8년 전쯤에는 달콤한 유혹도 있었다. 지방흡입 수술 등을 통해 단기간 확 바뀐 모습을 보여주는 콘셉트의 케이블 방송에서 출연 제의가 있었지만 단번에 거절했다. 황 씨는 “나도 ‘인생을 한 번 바꿔볼까’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의술에 기대 살을 빼는 것은 내 몸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은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운동을 해 뺄 수 있다. 학창시절 운동만으로 15kg을 빼기도 했다”며 “지금 난 내 몸이 너무 사랑스럽다”고 했다.

비만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신랄한 악평에 황 씨는 이렇게 대응했다. 그는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일부러 살을 찌우려고 해서 찐 것도 아니고 나름의 관리도 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이 몸인데 어떤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 살을 빼야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각자 있는 모습대로 숨지 않고 당당했으면 한다”고 했다. 잡채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행복’이고, 먹는 행복도 그중 하나이기 때문에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에비뉴엘 매거진 2월호에 실린 배우 황미영 씨의 ‘골드맘 콘셉트’ 화보.(사진=에비뉴엘)
황 씨는 안다르 레깅스 광고에서 발랄한 춤꾼의 모습으로 비쳤지만 때론 중후하거나 귀여운 매력도 대중에게 어필해왔다. 그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로 언제든 변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천천히 관객들과 호흡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 씨는 “스타가 되기보다는 관객들에게 친근한 배우로 언제나 신인처럼 계속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며 “너무 빨리 가면 탈난다. 천천히 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비친 그에게 어떤 장르의 연기를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야릇하게 웃으며 이렇게 되물었다. “비극이나 진한 멜로드라마도 잘 어울리지 않을까요?”

배우 황미영은…

1983년 구미 출생의 배우 황미영(키 160cm)은 부산 동서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다. 특기는 춤과 노래, 스트레칭 그리고 경상도 및 팔도사투리를 구사한다. 영화 ‘족구왕’ ‘스물’ ‘굿바이싱글’ ’소공녀’와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보이스2 ·3’ ‘조선로코녹두전’ 등에 출연했으며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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