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돌아온 ‘여의도 차르’ 김종인…‘어게인 2016’ 가능할까

미래통합당, 26일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영입
김종인 "생각한 것 있다…소기의 성과 발생할 것" 자신
경제학자에서 ‘정치 해결사’로…2016년 與 승리 지휘
김종인 보는 엇갈린 시선…“상황 달라”vs“여전히 유효”
  • 등록 2020-03-27 오전 6:00:00

    수정 2020-03-27 오전 8:17:3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대위원장. 사진은 2017년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모습(사진 = 뉴시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전권을 휘두르며 여의도 차르(제정 러시아의 황제)로 불렸던 김종인 전 대표가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복귀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넘나들며 성공적으로 선거를 이끈 김 위원장의 경륜에 무게를 싣는 시선과 유통기한이 끝났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총괄 선대위원장 맡은 김종인…“생각한 것 있다” 자신감

통합당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대표를 4·15총선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태영호 전 북한 공사 등 공천 관련 발언으로 당과 마찰이 있던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통합당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으나 열흘 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이날 오전 자택을 찾아온 황교안 당 대표와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에게 “기대할 만큼 역량을 발휘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내 나름대로 판단하는 기준이 있기에 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 것인지 그동안 나름대로 생각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가급적 최대한 노력을 경주하면 소기의 성과도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27일까지 신변정리를 마친 뒤 오는 29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김 위원장 영입으로 황교안 대표는 사실상 총괄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종로 선거운동에 집중하게 된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사실상 김 위원장이 선거총괄 역할을 한다. 저와 신세돈 공동위원장은 보조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황 대표는 종로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 선거의 전반적인 일은 김 위원장에게 일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창시자서 ‘정치해결사’로…2016년 與 승리 진두지휘

통합당이 여러 잡음 속에서도 김 위원장 영입에 공을 들였던 것은 선거를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확실한 해결사 역할을 했던 이력 때문이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손자이자, 1987년 민주화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헌법 제 119조 2항)을 만든 경제학자로 잘 알려졌던 김 위원장이 ‘정치 해결사’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2012년부터다. 당시 중도확장을 노린 새누리당(통합당 전신)과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 영입된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맡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 위원장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에는 문재인 대통령(당시 당대표)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대표를 맡아 공천을 포함 사실상 전권을 휘둘렀다. 그에게 ‘여의도 차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다. 김 위원장은 ‘친노·친문 패권주의 청산’을 앞세우며 현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강기정·노영민·정청래 등 현역 의원을 거침없이 잘라냈다.

‘진박공천’으로 몸살을 앓던 새누리당과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한 민주당은 20대 총선에서 123석을 확보, 새누리당(122석)을 제치고 2당에서 1당으로 발돋움했다. 민주당은 20대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19대 대선-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속승리하며 탄탄하게 입지를 굳혔다.

왼쪽부터 신세돈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사진=미래통합당)
◇ 김종인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상황 달라”vs“여전히 유효”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현재 김 위원장의 상황이 해결사 면모를 보여줬던 2012년·2016년과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먼저 김 위원장은 2012년과 2016년 모두 선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영입됐지만, 현재는 총선을 20여일 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통합당의 변화를 이끌기엔 너무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또 통합당은 공천도 사실상 마무리했기에 김 위원장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대표 시절과 달리 공천에도 손을 댈 수가 없다. ‘김 위원장이 공천에 개입할 여지는 없느냐’는 질문에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공천은 끝났다”고 잘랐다.

정치권 일각에서 올해 한국나이로 81세(1940년생)인 김 위원장이 이번이 선거에서 직접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보고 급하게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황 대표가 연이은 공천잡음을 신속히 잠재우기 위해 김종인 카드를 썼단 해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위원장은 현재 통합당에서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다. 이미 여야를 넘나들며 두 번의 선거를 이끌어 개혁적 중도보수라는 확장성도 희미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 정권의 발판을 마련한 김 위원장이 통합당 선거 사령탑을 맡는 모양새만으로도 큰 메시지가 될 수 있단 견해도 있다. 또 이미 통합당이 현역의원을 40% 이상 물갈이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공천권한이 없어도 큰 영향을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중도층 유권자들은 민주당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 위원장이 통합당으로 온 자체만으로도 ‘문재인 정권이 문제가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받을 것”이라며 “특히 스윙보트 중도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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