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줄·푸 세’(줄인건 줄이고 풀건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를 만든 주역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도 활약한 김 원장은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설계자다. 문 대통령이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소개할 만큼 식견과 균형 감각을 인정 받은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맡았지만 잘못된 정책이 경제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쓴 소리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2018년 12월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다.
23일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다른 경제단체장들과 함께 여야 대표를 만났지만 결과는 별 다르지 않았다. 아무리 설명하고 매달려도 정부와 정치권의 속내와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셈이다. 국민의힘이 뒤늦게 법안 검토와 대안 마련에 나선다지만 법 통과전 시늉만 낼 가능성 또한 배제하기 어렵다. 이제 기업들 사이에서는 “우리에게 아군은 없다”는 탄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이 규제, 감시에 묶인 채 투기 자본의 공격과 소송에 시달리는 동안 나라 경제에 닥칠 미래 리스크를 정치권은 걱정이나 해 봤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