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갑’의 지위를 누리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새로운 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을 서슴자 않는다. 그러나 막상 결심해서 투자하기로 도장을 찍으면, 그 다음부터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철저하게 본사에 의존하는 구조가 된다.
본사에 잘못 보여 인근에 똑같은 점포라도 내버리면 매출은 반토막이 난다. 제때 식재료를 주지 않아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간에 포기하려고 해도 그동안 투자한 돈이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을 관계’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하지만 다른 선택을 하는 프랜차이즈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환경이 달라졌다. 갑의 지위만 외쳤다간 이제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함께 망해버리는 시대가 됐다.
치열해진 생존경쟁..“상생 없이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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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수익구조도 매우 나빠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서비스업 부문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점당 평균 연간 매출액 규모는 2억3270만원이지만, 가맹점당 영업비용이 2억820만원에 달했다. 연간 평균 영업이익은 2450만원에 불과했다.
가맹점이 어려운 데 프랜차이즈 본사가 잘 굴러갈 리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설립 한 이후에 채 1년도 운영하지 못하고 망하는 경우가 45%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들어 새 주인을 찾는 유명 프랜차이즈가 10여개에 달할 정도로 매물이 쏟아진다. 가맹점과 함께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경우 가맹점과 함께 몰락하는 셈이다.
“가맹점주는 함께 성장할 파트너”
기존의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가맹점과 상생의 길을 걷는 프랜차이즈는 당연히 돋보이게 마련이다. 이런 곳들은 과도한 가맹점 모집부터 자제한다.
탐앤탐스 역시 상권 분석을 통해 예상 매출이 부진하거나 인근에 가맹점이 있으면 입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개점한 직후에는 최소 1주일 이상 본사 직원이 매장에 상주하며 오픈 초기의 매장 운영을 돕는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무조건 매장을 개점하는 게 아니라 매장 점주 수익 보장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일방적으로 결정해 하달하는 방식도 지양한다. 카페베네는 가맹점주들과 ‘동반성장위원회‘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매주 화상 회의를 연다. 본사와 가맹점주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신메뉴 출시부터 가격 조정, 마케팅 방향까지 거의 모든 매장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협의해서 결정한다.
1970년대에 외식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롯데리아 역시 가맹점주를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했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가맹점주는 롯데리아의 최고의 고객이기 때문에 가맹점주에 대한 서비스에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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