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카풀 반발하는데..직장인 “카풀 허용해야” 9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카풀 합법화를 두고 카풀 업계와 택시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핵심 수요층인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카풀 합법화에 찬성한다는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한국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실시한 설문결과다.

현행법은 자가용을 이용한 영업을 금지하고 있으나 출퇴근 시간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출퇴근 시간에 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풀 앱이 출시됐으나, 택시업계는 규제를 더욱 강화해 카풀 앱 자체를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장인 10명 중 9명 “카풀 서비스 허용해야”

그러나 설문 결과 카풀 서비스의 실 사용층인 직장인들은 오히려 출퇴근 시간만 허용하는 현행법 규제조차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카풀 서비스의 규제 방향은 어떤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56%)는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두번째로 많았던 응답은 △출퇴근 시간 등 한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34%)로, 1,2위 응답을 합한 카풀 합법화 찬성률은 90%에 달한다.

카풀 서비스 경험자일수록 “24시간 허용 찬성”

카풀 합법화 찬성률은 설문 응답자의 소속 회사나 산업을 가리지 않고 고루 높았다.

설문 응답자가 카풀 서비스 경험자인 경우 카풀 합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양상을 보였다.

카풀을 이용해본 적 없는 직장인인 경우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47%)와 △출퇴근 시간에 한해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40%)의 응답률이 비슷했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경험해본 경우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73%로, 4명 중 3명의 높은 비율에 달했다. 이들 중 △출퇴근 시간에 한해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1%에 머물렀다.

카풀 찬성 “택시 불편 해소” vs 반대 “범죄 위험”

카풀에 찬성하는 직장인들의 이유는 다양했으나 가장 많은 응답은 ‘택시 업계 독점으로 인한 승차거부, 불친절 등 병폐 해소가 가능하다’였다.

카풀을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한 LG유플러스 재직자는 “카풀 허용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가까운 동남아만 해도 그랩이 활발한데 한국은 왜 세계적 추세에 뒤처지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한편, 카풀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범죄 악용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카풀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제일기획 재직자는 “카풀은 신원 증명이 어려워 범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디디추싱 사고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평소 블라인드에는 카풀 규제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한 다나와 재직자가 “왜 카풀이 불법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하자 KEB하나은행 재직자는 “국민의 편의와는 거리가 먼 특정 집단의 힘 때문”이라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