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진통제 안 듣고 아침에 더 심한 두통 ... 뇌종양 위험 신호일수도

분당서울대병원 (뇌종양 클리닉)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
아침에 심하고 진통제 듣지 않으며, 동반증상이 있는 두통에 주의해야
원인 불명, 정기검진보다는 의심 증상 발견 시 곧바로 병원 찾아야
  • 등록 2023-12-06 오전 7:54:31

    수정 2023-12-06 오전 9:56:3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종양은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뜻하는 말로, 2017년 3만 7천여 명의 환자수가 2021년에는 한 해 5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뇌종양이 위험한 이유는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종양이 생긴 뇌의 위치에 따라 운동이나 감각, 사고 능력 등이 저하되는 후유증이 따르기 때문인데, 악성 종양의 경우 크기가 커지거나 전이되는 속도가 아주 빨라 증상이 나타났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에게 뇌종양에 대해 알아본다.

◇ 일반 스트레스성 두통과 차이점 인지해야

아직까지 뇌종양의 직접적인 원인은 규명된 바가 없기 때문에 예방법이라고 할 만한 것 역시 없다. 또한 뇌종양은 위암 등 다른 암과 달리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아주 조기에 찾아낸다고 해서 예후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조기발견을 위해 정기적으로 뇌CT와 같은 검사를 받는 것은 다소 효율적이지 못하고, 뇌종양 의심 증상을 발견했을 때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종양의 대표적인 의심 증상은 두통이다. 좁은 두개골 안에 종양이 생기면 뇌의 압력(뇌압)이 상승하고 이것이 두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통은 인구 절반이 앓을 정도로 흔한 증상인 반면, 뇌종양은 10만 명당 10명 이하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라 두통을 겪을 때마다 뇌종양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다. 다만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편두통 등과 양상의 차이가 있어 이를 명확히 인지하면 좋다.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은 일반적인 편두통과 구분되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아침에 극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스트레스성 편두통은 스트레스 요인이 발생하는 시점에 주로 생기는 반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새벽 혹은 아침에 매우 심하고 구토를 동반하는 때도 많다.

두 번째는 두통에 흔히 복용하는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 조절이 어렵다는 점이다. 심하면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NSAIDs)나 마약성 진통제까지 사용해야 두통이 다소 나아지는데, 이때는 진통제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즉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기능장애가 동반된다는 점이다. 뇌종양이 커지면 뇌를 압박하며 해당 부위가 관장하는 기능을 약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청력 및 시력이 감퇴되는 감각장애, 위약감이나 균형을 못 잡는 운동장애, 인지기능장애나 경련 등 매우 다양하다. 위 세 가지 특징이 종양성 두통만의 증상은 아니지만 반드시 위험성을 인식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 수술로 종양 제거 가능하면 예후 좋은 편

뇌종양은 악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먼저 악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 침투하며 정상 뇌 조직을 빠르게 파괴한다. 반면 양성 뇌종양은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과의 경계가 뚜렷한 편이다.

뇌종양은 악성 혹은 양성의 구분도 중요하지만, 발생 위치에 따라 후유증, 치료법, 치료 난이도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전두엽에 생긴 종양은 수술도 비교적 원활하고 예후도 좋은 편이지만, 뇌간에 생긴 종양은 수술은 고사하고 조직검사조차 힘들다. 이럴 경우 악성 종양 못지않게 치료가 어려워진다. 발생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뇌종양은 뇌를 둘러싼 얇은 막인 수막, 뇌 전체에 분포하는 신경교세포,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에 주로 발생한다. 이 중 수막이나 뇌하수체에 생기는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라 추적관찰만 할 때도 있다. 단, 신경교세포에 생긴 종양은 교모세포종이라는 악성 종양일 가능성이 높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수술과 항암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는 뇌종양은 수술 치료를 권장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조직검사인데, 수술하면서 종양 세포를 채취해야 조직검사를 통해 양성 혹은 악성 유무 등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치료를 늦지 않게 시작할 수 있어서다. 또한 수술로 종양 크기를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면 악성과 양성을 불문하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물론 수술한다고 해서 건강했을 때의 일상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시신경을 누르고 있던 종양을 제거했을 때 이미 손상된 시력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뇌하수체 종양은 절제 수술을 받고 나면 호르몬 장애가 생길 수 있어 관련된 치료가 필요하고, 악성 종양의 경우 종양 제거 후에도 방사선, 항암 치료와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뇌종양 클리닉)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는 “예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뇌수술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선뜻 치료받기 망설여질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 의료진의 뇌종양 술기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나고, 수술 후 삶의 질에 대하여 환자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기 때문에 믿고 치료에 전념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황기환 교수가 뇌종양으로 내원한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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