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패닉은 졸업생에겐 기회?…"반수·재수 늘어날 것"

고3 등교 후 매주 시험…학평·중간고사·모평 등 잇달아
학종 비교과·자소서 준비 부족, 수능도 재수생보다 열세
“올해 고3 망했다…벌써 내년 재수할 생각하는 학생도”
  • 등록 2020-05-13 오전 7:15:00

    수정 2020-05-13 오전 7:15: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오는 13일로 예정됐던 고3 등교 일정이 1주일 연기되면서 학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 발표대로 오는 20일부터 등교가 확정되더라도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중간고사·수능모의평가·기말고사 등 5차례의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워낙 일정이 숨 가쁘게 진행되다보니 올해 수능을 2번 이상 치르게 될 재수생에 비해 고3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대학에 입학, 학교를 다니면서 재수를 준비하는 반수(半修)생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태원 클럽 집단 발생에 따라 고3 등교 개학일을 일주일 순연한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교육부 “대입일정 그대로”…고3들 패닉

교육부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고3 등교일정을 20일로 1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오는 20일 예정대로 등교가 이뤄져도 이후의 고3 일정이 녹록하지 않다는 점이다. 등교 다음날인 21일에는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평이 기다리고 있다.

통상 3월 학평은 서울교육청이 주관하며 수험생들은 이를 통해 본인 성적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학평이 5차례 연기된 끝에 결국 재택시험으로 치러진 데다 전국단위 성적처리도 무산됐다. 경기교육청이 주관하는 이번 학평은 전국단위 채점이 이뤄질 전망이다. 고3 수험생들은 5월 들어서야 비로소 본인 위치를 전국단위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어 중간고사가 6월 초·중순에 치러진다. 고3 학생들의 내신 성적은 수시모집에서 주요 전형요소로 쓰이는데 이렇듯 비중 있는 시험이 등교 이후 2~3주 사이에 실시되는 것. 또 비슷한 시기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모의평가(6월 18일 예정)가 치러진다. 이후 인천교육청 주관 7월 학평, 7월 말~8월 초에는 기말고사가 예정돼 있다.

워낙 숨 가쁘게 일정이 진행되다보니 고3 수험생·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고3 박모(18)양은 “올해 고3생들은 모두 망한 것 같다”며 “친구들 중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재수까지 생각하며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고3 학부모 김모(48)씨도 “중간고사 직후 6월 모평에는 재수생들도 참여할 텐데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좌절하는 고3 학생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는 재학생 불리…반수·재수 늘 것”

재수생들은 수능을 2번 이상 치르기 때문에 매년 재학생보다 수능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특히 올해 고3의 경우 등교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감염확산으로 학사일정 변동이 심하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노리는 고3 학생들도 방학이 축소될 예정이라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 올해 대입에서 재수생 강세가 어느 해보다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해 고3 학생들은 등교 이후 거의 매주 시험을 봐야 하며 비교과 활동(동아리·봉사·진로활동 등)도 압축적으로 해야 한다”며 “체계적으로 수능을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재수생보다 불리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 신입생들까지 재수에 가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학을 다니며 재수를 준비하는 이른바 반수생(半修生)들이다. 대학들도 코로나 사태로 올해 개강을 최대한 미룬 데다 아예 1학기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곳이 늘고 있다. 대학을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인 셈이다. 임성호 대표는 “대학도 개강 연기에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곳이 많아 반수생들의 경우 수능 준비 시간을 확보한 상태”라며 “올해 고3생들이 혼란을 겪는 동안 벌써부터 수능 준비에 들어간 졸업생이 많고 이들이 6월부터 본격 수험생 대열에 가세할 것”이라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고3 재학생들이 제대로 된 수능 준비를 못하고 있어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반수생들이 더 증가할 수 있다”며 “더욱이 올해 대학 신입생들도 원격수업이 진행 중이어서 대학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진 상태이며 반수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가려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등교일정을 못박아주길 바라고 있다. 학부모 김씨는 “고3 학생들은 대입일정상 더 이상 등교를 미뤄서는 안 된다”며 “오는 20일부터는 꼭 등교수업이 이뤄져 늦게나마 학사 일정이 소화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13일 고3부터 예정된 순차 등교를 일주일씩 순연하기로 했다.(그래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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