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가 1조7500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이다. 그러나 주가는 급등했다. 현대차가 내민 카드, 바로 ‘배당’때문이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내년 중간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며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에 대한 언급은 예상됐던 일이다. 그러나 그룹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던 ‘중간배당’까지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은 셈이다. 또 그는 한전 부지 매입 이후 주주들의 의견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애썼다’는 평을 내린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팀장은 “주주들이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배당 확대는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전환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가격은 싸고 배당은 더 주겠다고 하니 미워도 다시 한 번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글로벌 분위기는 좋다. 간밤 발표된 유로존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50.7로 시장 기대치 49.9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독일과 프랑스 증시는 각각 1.20.%, 1.28%씩 상승했다. 유럽에 대한 우려는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뉴욕 증시 역시 호조세다. 중공업 업체 캐터필라의 어닝서프라이즈 속에 3대 지수 모두 1%대 강세를 보였다. 캐터필라의 실적 호조는 기업의 설비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무너진 주가의 바닥을 다질 수 있는 훈풍이 불어오는 셈이다.
물론 현대차의 이번 배당 언급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긴 하다. 그러나 자포자기 하는 것 보다 뒤늦게라도 정과 망치를 드는 것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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